곳곳 농민-경찰 격렬한 충돌... 협상장 주변 혼란

[현장] 한·중 FTA 6차 협상...농민들, 회담장 앞까지 '진격투쟁'

등록 2013.07.03 20:22수정 2013.07.0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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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 FTA 6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협상장 밖에서는 FTA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집회참가자와 경찰이 뒤엉켜 넘어져있다.
한·중 FTA 6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협상장 밖에서는 FTA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집회참가자와 경찰이 뒤엉켜 넘어져있다. 정민규

 한·중 FTA 6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협상장 밖에서는 FTA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협상장까지 가는 길목을 막은 경찰버스를 밀고있다.
한·중 FTA 6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협상장 밖에서는 FTA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협상장까지 가는 길목을 막은 경찰버스를 밀고있다. 정민규

"농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6차 협상 이틀째를 맞은 3일 부산 해운대역 앞 광장에 모인 농민들은 사회자의 인사에 "아니오"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농민들의 분노는 FTA 협상장을 향한 '진격투쟁'으로 이어졌고, 전날에 이어 이날도 FTA 협상장 밖에서는 농민과 경찰들 사이에 거친 몸싸움이 오갔다.

오후 3시부터 시작한 '전국농수축산인결의대회'에 참가한 농민들은 한국과 중국이 FTA를 맺을 경우 국내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농민들은 저질 중국산 먹거리의 유입이 크게 늘어 식탁 안전이 위협받게 되고, 공산품을 위한 농업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한다고 외쳤다.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마산교구 회장은 "FTA 반대 투쟁은 농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저질 먹거리로부터 우리 먹거리와 식탁을 지키기 위한 5천만 국민, 7천만 동포를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강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도 "5천만 국민들이 살려온 농업을 깡그리 대기업과 재벌의 대체 상품을 위해 내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중 FTA 6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협상장 밖에서는 FTA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오후 4시 40분 1차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협상장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한·중 FTA 6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협상장 밖에서는 FTA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오후 4시 40분 1차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협상장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정민규

집회가 끝나갈 즈음부터는 새벽부터 낮까지 이어지던 비가 그치고 간간히 뙤약볕이 내리쬐기 시작했다. 오후 4시 40분에 1차 집회를 끝낸 2000여 명(집회측 추산·경찰 추산 1200명)의 발걸음이 협상장이 마련된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로 향했다.

이날은 한·중 FTA중단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가 '진격투쟁'이라 이름 붙인 협상장 진출 시도를 대내 외에 밝힌 날이기도 했다. 경찰도 3200여 명(39개 중대)을 동원해 일찌감치 차벽을 만들고 주요 길목에 병력을 배치했다.

최초 충돌은 해운대역 앞에서 벌어졌다. 농산물명이 쓰인 영정을 손에 들고 상복을 입은 채 행진하던 선두가 경찰 차벽에 막히자 집회참가자들은 경찰에게 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이 이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경찰 병력과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방패와 주먹이 오고가는 싸움이 벌어졌다.


 한·중 FTA 6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협상장 밖에서는 FTA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이 시위용품으로 사용한 깃발을 뺏아가자 집회참가자가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한·중 FTA 6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협상장 밖에서는 FTA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이 시위용품으로 사용한 깃발을 뺏아가자 집회참가자가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정민규

견고한 경찰의 차벽을 뚫지 못한 집회참가자들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협상장이 마련된 호텔까지 갔다. 하지만 경찰도 재빨리 길목을 버스로 막으며 이들의 행진을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길을 막으면 우리도 길을 막겠다"며 흥분한 일부 참가자들이 대로로 진출해 7차선 도로를 막으면서 한때 해운대 일대 교통이 전면 마비되기도 했다.

각 길목과 골목 등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지며 일부 집회참가자들은 협상장 인근까지 진출에 성공했다. 협상장 호텔 들머리에서도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실랑이가 빚어지기 시작했고, 해운대 해변에서도 충돌이 발생했다.


양측이 격분하면서 경찰 쪽에서도 "충돌을 자제하라"는 지휘부의 지시가 먹혀들지 않고, 농민들 사이에서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그대로 묻혀버리는 극심한 혼란이 일었다. 흥분한 집회 참가자들이 방패와 핼맷을 빼앗기도 했고, 경찰은 그런 집회 참가자들을 잡아 팔목을 꺾어 끌고 갔다. 자신들을 미는 경찰에게 노인들이 "너희는 어미, 애비도 없느냐"고 소리쳤고, 경찰은 나름대로 "우리보고 어쩌란 말이냐, 그렇다고 우리가 길을 열어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읍소하기도 했다. 

곳곳에서 일어난 충돌은 오후 6시 30분을 기해 점차 잦아들기 시작했다. 대신 일부 참가자들은 협상 회담장 주변에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1인 시위를 했다. 7시께 비대위는 이날 집회를 정리하고 협상 마지막날인 4일에는 하루종일 협상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경찰도 협상장 주변에 최소 병력을 남긴 채 철수했다.

 한·중 FTA 6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협상장 밖에서는 FTA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에 끌려갔다 집회참가자들의 항의를 받고 풀려나온 남성 집회참가자의 옷이 찢겨져 있다.
한·중 FTA 6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협상장 밖에서는 FTA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에 끌려갔다 집회참가자들의 항의를 받고 풀려나온 남성 집회참가자의 옷이 찢겨져 있다. 정민규

 ㅈ한·중 FTA 6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협상장 밖에서는 FTA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협상장이 마련된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우측 갈색 건물) 앞에서 한 여성 농민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ㅈ한·중 FTA 6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협상장 밖에서는 FTA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협상장이 마련된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우측 갈색 건물) 앞에서 한 여성 농민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민규

#한중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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