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서 그동안 받은 상장은 수십 개가 넘는다.
홍경석
내가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로 글을 쓴 지도 벌써 12년이나 됐다. 내 첫 기사는 2002년 6월 5일의 <월드컵 축구 덕에 나팔 분 사연>이다. 물론 당시엔 글쓰기의 기초도 잘 몰랐다. 그 즈음의 <오마이뉴스> 편집부에선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자갈과도 같던 투박한 내 글을 빛나는 보석으로 가공해주곤 했던 것이다.
한데 도둑질도 하면 는다고 만날 글을 써 버릇 하니까 나도 모르게 필력이 신장되는 걸 절감할 수 있었다. 그건 물론 <오마이뉴스>라는 '개인교수'가 지도를 해준 덕분이기도 하지만. 나는 비록 정식학력이라곤 고작 '초졸'뿐이었으되, 지난 수십 년간 독학과 더불어 방대한 독서를 병행해왔다. 이는 여러 가지의 이유로 공부의 길을 박탈당한 데 대한 적개심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완전히 활자중독증 환자가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습관은 많은 긍정과 아울러 고무적 결과까지를 도출해냈다. 우선 고작 초등학교만 달랑 나온 제 아빠가, 그러나 허구한 날 책하고만 사는 모습을 보이니 아이들은 딱히 가르치지 않았어도 스스로 '열공'했다. 지난 시절의 나는 내 아이들에게 있어 일종의 암묵적 거울이었던 셈이다. 두 아이는 각각 대학과 대학원을 우수하게 졸업하고 지금은 그야말로 내로라하는 직장에 다닌다.
나는 오늘도 고된 야근 중이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야근은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이어진다.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인적마저 끊겨 정적만이 고요한 새벽에도 나는 열심히 글을 쓴다. 지나친 자만감이라며 흉을 볼지언정 나는 글을 무한대로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부자'다. 나는 어딜 가더라도 항상 볼펜과 메모지를 지참한다. 그리곤 스쳐 지나가는 단상을 놓치지 않고 메모한다. 제목만 적어두는데, 그렇지만 그것만 봐도 나중에 금세 글짓기를 할 수 있다.
무언가를 쓴다는 것은 표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이다. 또한 자신을 제3자의 시각에서 관조할 수 있는 여유까지를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글쓰기를 통하면 마음에 쌓였던 응어리까지 시나브로 풀림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글을 쓰면 결국 카타르시스까지를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글쓰기는 아픈 내 마음을 스스로 어루만지는 치료제이다. 오늘 사는 게 시시한 사람들은 당장 글쓰기를 시작해보라. 주제는 별것 없다. 그저 내가 사는 세상살이, 혹은 주변을 바라보는 시각과 느낌을 가감 없이 생각의 그릇에 담으면 족하다. 시작이 반이다.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고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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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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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경력 12년... 글쓰기는 '치료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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