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로 텃밭에 나오질 못했던 서울 도봉구 창3동어린이집 한 아이가 지난 26일 오전 어린이집 앞 텃밭에서 딴 깻잎을 들어 보이며 해맑게 웃고 있다.
이기태
아이들이 나무로 만들어진 식탁에 둘러앉자 교사들은 각자 식판을 나눠주고 아이가 씹기 편하도록 작은 크기로 자른 고기와 텃밭에서 딴 고추와 깻잎 등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깻잎 위에는 어린이집에서 직접 담근 김치와 파 무침 등도 올려졌다. 주변 친구들의 식판에도 모두 똑같은 반찬이 올라가자, 아이들은 일제히 "잘 먹겠습니다"라고 외치며 식사를 시작했다.
지난 26일 오전 서울시 도봉구 창3동 구립 창3동어린이집(원장 최은경)에서 열린 가든파티 모습이다. 이곳 어린이집 아이들은 매달 한 번씩 텃밭에서 직접 채소를 수확해 고기 파티를 연다. 자연의 소중함도 배우면서 수확의 기쁨도 느끼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다.
최 원장은 "텃밭활동 등을 통해 아이들은 흙냄새를 맡고 제 손으로 채소를 길러봄으로써 계절과 날씨의 변화에 대해 알게 되고 수확에 대한 기쁨 또한 자연스레 알게 된다"며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이해하게 하는 텃밭활동은 친환경 급식을 시행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친환경 농산물, 원내에서 직접 길러 지난 2004년부터 어린이집 친환경 급식을 시행하고 있는 창3동어린이집은 콩, 가지, 호박, 열무, 시금치, 배추 등 제철 친환경 농산물을 원내에서 직접 기르고 있다. 또 고추장, 된장, 간장 등도 직접 담가 먹는다. 두유도 콩을 삶고 갈아 직접 만들어 먹고, 순두부 간식도 원내에서 천일염 간수를 받아 만들어 먹는다. 이처럼 텃밭에서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채소는 모두 아이들의 급식을 위해 쓰인다.
이곳 어린이집에서는 친환경 농산물을 남기지 않고 모두 먹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딸기, 토마토, 오이 등은 텃밭에서 수확하는 즉시 먹고, 남는 채소는 아이들과 함께 상추떡, 감자밥, 화채 등을 만들어 먹는다. 아이들과 함께 요리를 하는 것은 채소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한 측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