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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타스틱 뮤지컬 '뮤직박스'. 장난감이 유일한 친구인 은둔형 외톨이 주인공 '민석'의 이야기다. ⓒ 홍앤유
여기에 유일하게 장난감과만 대화가 되는 주인공 '민석'이 있다.
지난 4일부터 오는 9월 1일까지 대학로문화공간 필링1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뮤직박스>는 엄마를 잃고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로 살아가는 한 어른의 이야기이다.
장난감 디자이너인인 주인공 '민석'. 민석에겐 가족이 없다. 아빠는 어렸을 적에 집을 나갔고 엄마마저 세상을 떠났다. 이후 어른이 되었지만, 뮤직박스 속 엄마의 자장가 목소리를 들어야만 잠을 잘 수 있는 그에게 유일한 친구는 자신이 만든 장난감들이다.
그러던 어느 날, 민석은 인기 아이돌 여가수인 하나의 인형제작을 의뢰받게 되고, 그녀의 목소리가 죽은 엄마의 목소리와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후 실수로 민석의 뮤직박스가 깨지고, 그는 하나의 목소리를 녹음하려 그녀를 납치한다.
연출가 성재준은 3년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올해 제7회 대구 국제뮤지컬 페스티벌(DIMF)에서 한일합작 작품으로 초연했다. 주인공 민석역을 맡은 김수용은 이 작품으로 DIMF 남자주연상을 수상하고, 등장하는 장난감 역할의 배우들도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뮤직박스>는 6월 15일부터 7월 8일까지의 DIMF 기간 동안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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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석 역의 김수용과 하나 역의 윤초원. ⓒ 홍앤유
극이 시작되면 아담한 민석의 집안에 장식돼 있는 피노키오, 은색공주, 붉은망토, 램프의 요정 지니, 허수아비 등 장난감 친구들이 깜찍한 동작과 경쾌한 노래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성인관객들에겐 조금 어색하게 다가올 수 있는 장난감들의 등자이지만, 극의 후반부로 가면 장난감들과 민석의 동심에 자연스레 공감하게 된다.
아역 TV스타에서 이제는 인지도 있는 뮤지컬스타로 잘 알려진 김수용의 연기는 주인공의 천진난만함과 소심함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최근 각종 뮤지컬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정원영의 민석 연기도 그에 버금가게 순수한 주인공 캐릭터를 잘 살리고 있었다.
여주인공 하나가 노래하며 등장하는 장면은 정말 판타스틱하다. 저렇게 예쁜 여자, 예쁜 여가수가 또 있을까 싶은 눈으로 바라보는 민석과 똑같이 관객들도 그런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신예 뮤지컬 배우 윤초원과 김수연이 여주인공 하나 역할을 맡았으며, 인형처럼 예쁘게 꾸민 외모에 맑고 고운 목소리의 노래는 실제 걸그룹이나 여가수의 공연을 방불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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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역의 김수연과 민석 역의 정원영. ⓒ 홍앤유
뮤직박스가 깨지는 바람에 한숨도 못 잔 민석은 뮤직박스 속 자장가를 녹음하려 엄마와 비슷한 목소리를 가진 하나를 납치한다. 처음엔 무서워하던 하나도 동심어린 민석에게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 하지만, 하나가 자신을 떠날 것을 두려워하던 민석은 하나를 장난감으로 만들어 영원히 자신의 옆에 두기 위해 그녀를 묶어두고 혈관에서 피를 뽑는 다소 끔찍한 장면도 연출된다.
단순하지만 동화적인 상상력의 스토리와 주인공과 장난감 역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노래가 극의 재미를 살린다. 또 한나가 민석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잘 그려져 있다. 거기에 우리나라의 조용필 급에 맞먹는 일본의 인기밴드 '서던 올스타즈'의 히트곡들이 작곡가 하광석의 편곡으로 극에 맞게 변형되어 극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판타스틱 뮤지컬 <뮤직박스>는 대학로문화공간 필링1관에서 9월 1일까지 공연된다.
출연 김수용, 정원영, 윤초원, 김수연, 황만익, 곽호웅, 박유덕, 이정수, 차현경, 강연정, 김명섭,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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