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키 섬 남서부 인도지항 부근에 있는 도진가미입니다. 작은 숲속에 신을 모시는 사당이 만들어져 있고 제물로 올려지는 쇠붙이 도리이와 남근이 놓여있습니다.
박현국
지난 7일 아침부터 이키 섬 여러 문화 유적지를 둘러보았습니다. 그 가운데 섬 서남쪽 인도지 항구 부근에는 도진가미(唐人神)가 있습니다. 일본 지명이나 사물 이름에 당(唐)이라는 글자는 주로 한반도에서 건너온 것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록 건물도 없고 작은 숲속에 신을 모신 석상과 상징물, 그리고 남근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쇠로 만든 작은 도리이를 만들어서 제물로 제당에 올립니다. 당인이 한반도에서 건너온 사람들을 말하고, 이 가운데 쇠나 쇠를 만드는 방법을 전해준 사람은 가야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들로 보아 이곳 도진은 이곳 사람들에게 처음 쇠를 전한 가야 사람들로 보입니다. 그리고 제단 앞에 제물로 남근이 모셔진 것으로 보아 도진을 바다의 신으로 섬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이곳 도진가미는 원래 바다에서 해류를 타고 떠내려 온 주검 하반신을 어부가 처음 보고 이를 잘 수습하여 바닷가에 무덤을 만들고 잘 섬겼다고 합니다. 이후 이 어부는 이 무덤을 에비수신으로 섬겨 부부애가 더욱 좋아지고, 자녀를 많이 낳아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