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저가 항공사인 제스트항공의 운항이 일시 정지된 가운데 18일 오전 인천공항 안내 현황판이 제스타항공 사무실 위치를 안내하고 있다. 제스트항공은 필리핀 항공당국의 항공사 안전운항 점검 중 문제가 되면서 17일부터 한시적인 운항 정지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필리핀의 저가 항공사 제스트에어의 항공기가 출발 전 운항금지를 당하는 바람에 많은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발이 묶이는 소동이 벌어졌다. 여름 성수기 때면 으레 들려오는 항공기 사건사고 중 하나거니 했지만 피해를 입은 한국인 관광객이 1000여 명 가까이 되고 특히 운항금지 처분을 받은 이유가 안전 규정을 어겼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즐거운 여행길에 현지에서 발이 묶여버린 여행객들의 불편이야 말로 다 할 수 없겠지만 한편으로는 저가항공사 전체를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저가항공, 정말 안전에 문제가 많을까우선은 저가항공이 무엇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영어로 LCC(Low Cost Carrier) 라고 표기하는 저가항공사는 기존의 대형 항공사가 제공하는 여러 가지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에 가격 경쟁력에만 초점을 맞춘 항공사를 칭한다. 특히 과거에는 이러한 저가항공만을 제공하는 항공사가 따로 있었지만 항공사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기존 항공사도 자체적인 저가항공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기본적으로 전세계의 모든 항공기는(저가항공 포함) 정해진 안전규정에 의해 출발 며칠 전 검사를 받게 돼 있다. 문제가 된 제스트에어의 항공기는 이 안전규정에 어긋났다. 유압시스템 결함, 연료 연결장치 뚜껑 유실 등의 문제로 결항이 된 사례다.
하지만 저가항공 자체가 안전에 문제가 많다는 식의 시각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불과 얼마 전에 사망사고를 일으킨 국내 대형 항공사의 일화만 보더라도 안전사고의 문제는 저가항공의 문제라기 보다는 특정 항공사의 문제로 봐야 할 것이다. 저가항공이 안전을 소홀히 해서 가격이 싸다라는 것은 일종의 성급한 일반화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여행객이 찾는 유럽과 미국에서 나날이 발전하는 저가항공 시스템을 보면 저가항공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잘 이용해야 하는 교통편이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이왕이면 저렴한 비행기를 찾기 마련이고 이런 수요를 충족시키는 저가항공은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 유럽내 저가항공을 검색해주는 사이트
WHICHBUDGET
신속하고 합리적 요금으로 여행할 수 있다실제로 작년 7월부터 약 7개월간 세계여행을 하면서 다른 교통수단을 배제하고 10번 정도에 걸쳐서 저가항공을 이용했다. 특히 유럽이나 북미 지역을 여행할 때 이용했는데 버스나 기차를 이용한 육로 이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또, 합리적인 요금으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특히 국경이 거미줄 처럼 얽혀있는 유럽에서는 오히려 항공권 가격이 기차나 버스보다 저렴한 경우도 많다. 또 아프리카나 남미처럼 도로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거나 육로이동이 수십시간에 달하는 경우에도 그 활용도가 두드러진다. 버스나 기차 등의 육로 교통편은 인터넷 예약이 안 되는 국가가 많은 반면 저가항공권은 직접 여행사를 찾거나 전화를 하지 않고도 인터넷으로 예약 및 구매가 가능 한 점도 장점이다.
물론 몇몇 저가항공사의 경우 까다로운 탑승수속과 불친절한 서비스 등으로 입방아에 오르기도 하지만 이 역시 서비스를 빼고 가격을 내린다는 저가항공의 기본적인 방침이므로 어느 정도의 불편함이 따르기도 한다. 또 가격이 싼 반면에 변경이 까다롭거나 환불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결제 전에 확인을 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불편한 점이 있긴 하지만 저가항공은 여러 가지 면에서 빠르고 효과적인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좋은 수단이다. 제스트에어 결항사건으로 인해 불편을 겪은 관광객들에게는 분명한 보상이 주어져야겠지만 이로 인해 저가항공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가 항공 이용 팁 |
같은 저가항공사의 같은 노선일지라도 날짜와 시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기본적으로 저가항공사는 먼저 티켓을 예매한 사람에게 더 큰 할인율을 적용하는 '많이 태우고 빨리 떠나는' 전략을 사용한다.
따라서 예약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으며 대부분의 저가항공은 지점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서 예약 및 결제가 가능한 반면 취소와 환불 과정이 까다로우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항공사에 따라 추가요금을 내고 스케줄 변경이나 전액환불을 할 수 있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기도 하므로 예약시 홈페이지의 체크리스트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저가항공사에 따라 부치는 짐에 대해 별도의 요금을 부과하기도 하며 예약시에 좌석을 미리 지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추가 요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가급적 기내용 가방에 모든 짐을 넣고, 기내에서 제공되는 음식과 담요 등이 유료 서비스일 것에 대비해서 약간의 현금을 지참하고 탑승하는 것이 좋다.
항공사에 따라 도시의 메인이 아닌 외곽 공항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일정을 짤 때 공항이름을 확인하는 것이 좋으며 이 때문에 저가항공을 이용하여 환승하는 경우, 다음 비행편의 출발시간을 여유롭게 잡는 것이 좋다.
저가항공 시스템이 가장 발달한 미국과 유럽에서의 노선은 whichbudget, expedia 같은 저가항공 가격비교사이트를 이용하면 일일이 각 항공사 홈페이지를 찾아보는 수고를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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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은 무조건 위험? 제가 타봐서 아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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