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새스커툰의 의료협동조합인 커뮤니티클리닉의 홍보담당자 잉그리드 라르손. 그는 병원 현관 벽에 걸린 그림액자 앞에서 아름다운 투쟁’을 담은 그림 이야기를 소개했다.
iCOOP(아이쿱) 협동조합 조사여행단
커뮤니티 클리닉에는 의사와 간호사 등 135명이 근무하고 있다. 적지 않은 규모다. 92명의 자원봉사자도 이곳의 병원 서비스 질을 높이고 있다. 서스캐처원주에 4곳의 의료생협이 있고, 새스커툰에만 2곳이 있다. 병원의 조합원수는 1만 명, 이곳을 이용하는 환자수는 1만3000명에 달한다.
이곳의 특징은 노인이나 이민자, 원주민(인디언)과 같은 취약계층의 건강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 조합원과 커뮤니티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정부지원의 공적의료시스템 안에서 운영되고 있다. 커뮤니티 클리닉 조합원이 되려면 1년에 15 캐나다달러, 가족단위는 30 캐나다 달러를 내야한다. 물론 저소득층은 면제다. 또 조합원 여부와 상관없이 지역주민들도 똑같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곳 주민들은 왜 의료 생협의 조합원이 될까. 굳이 조합원으로 가입하지 않더라도 진료는 똑같이 받을수 있는데 말이다. 의료협동조합의 가치와 목적을 공감하고, 통합진료를 지지하기 때문이다. 물론 조합원이 되면 병원 소식지를 받고, 병원 운영에도 직접 참여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진료를 받고 나오던 임산부 스타시 토마스(20)씨는 "이 병원은 친절하고 진료를 잘해준다.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협동조합 병원에선 멋진 건물이나 최첨단 시설보다 환자가 자신의 집처럼 편하게 오갈 수 있는 환경이 더욱 돋보였다.
이곳 팀 아케 상임이사는 "연방정부차원의 의료복지 분야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하지만 의료협동조합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협동조합의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퀘벡의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단순한 진료 중심의 의료생협 차원에서 위급환자만을 다루는 앰블런스협동조합, 장례 협동조합 등 다양한 분야의 의료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전혀 다른 길을 걷는 캐나다의 무상의료 캐나다는 세계에서 제일 긴 국경선을 가진 나라 중에 하나다. 바로 옆 미국과 넓은 지역의 국경과 마주해 있다. 이같은 지역적 특징 때문에 캐나다 안에서 자국내 교류보다 미국과의 교류가 더 쉽고, 빈번한 편이다.
미국과 밀접하게 교류하지만, 미국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것이 있다. 바로 의료보험이다. 미국 의료시스템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식코'에서도 나왔듯이, 미국은 공공의료보험이 없는 나라다. 하지만 캐나다는 공적 의료보험이 잘 갖추어져 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아프면 누구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영화 '식코'의 한 장면은 이같은 현실을 그대로 그려냈다. 한 여성이 병 치료를 위해 캐나다 국경을 넘는다. 국경에서 그는 캐나다 친구와 결혼할 사이라며 거짓말을 하면서 경찰의 눈을 피해 병원을 찾아다닌다. 이어 영화는 캐나다 사람들을 직접 인터뷰하면서, '토미 더글러스'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