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국정원, 거액으로 프락치 매수 수년 간 당 사찰"

녹취록 진위여부 논란 확산 불가피... 이정희 "원포인트 본회의, 정치공작 동조하는 것"

등록 2013.09.01 11:03수정 2013.09.0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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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의원실 상황 설명하는 이상규 의원 28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내란음모' 혐의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가운데 이상규 의원이 "국정원 직원들이 변호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압수수색을 실시해 당원들이 항의를 하고 있다"며 의원실 내부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이석기 의원실 상황 설명하는 이상규 의원28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내란음모' 혐의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가운데 이상규 의원이 "국정원 직원들이 변호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압수수색을 실시해 당원들이 항의를 하고 있다"며 의원실 내부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권우성

[기사대체 : 1일 오후 1시 45분]

통합진보당이 이석기 의원 등 당내 인사들의 '내란예비음모' 혐의 수사와 관련, 국가정보원이 당원을 거액의 돈으로 매수해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 간 당을 사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내란예비음모' 혐의의 주요 근거로 제시됐던 '5월 합정동 모임' 녹취록이 국정원의 공작에 의해 작성됐다는 주장이다.

통합진보당의 '매수공작'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녹취록의 적법성 여부는 물론, 앞서 국정원이 제시했던 각종 혐의 내용의 신뢰성도 크게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은 이번 사건을 국정원의 '프락치 공작 및 정당사찰' 사건으로 재규정하고, 민주당을 향해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 요구에 응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댓글조작도 모자라서 프락치 공작·정당사찰까지... 책임 끝까지 물을 것"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에서 거론된 협조자가 누구인지 파악됐다"면서 "우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그는 국정원에 의해 거액으로 매수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원이 (협조자를) 매수해서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 간 (당을) 사찰하도록 했다"면서 "(국정원이) 댓글조작, 대선불법개입도 모자라서 프락치 공작, 정당 사찰까지 했다, 이를 해명하고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의원은 "협조자 본인이 (매수사실을) 자백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본인의 자백이 있었던 것 아니다, 우리가 확인한 사실"이라고만 답변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진상조사가 되고 있는 건가"란 질문에 "진상조사가 진행 중에 있고 상당정도 파악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협조자의) 소재파악이 돼 있는가"란 질문에는 "소재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이고 수시로 옮겨다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면서 "그 자가 누구인지, 어떻게 매수되었는지 이 부분은 국정원이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고 국정원이 책임있게 답변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협조자는) 수원에서 활동하는 당원"이라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것은 21세기에 있어서는 안 될 전형적인 정당사찰, 매수공작이다, 국정원은 이에 책임져야 할 것이고 이 부분에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 사안의 본질은 이제 더 명확해졌다"면서 "국정원이 통합진보당을 내란음모죄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정확하게는 국기문란, 헌정파괴, 국정원의 연이은 헌정유린사건, 정당사찰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돈으로 매수됐다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는 "(그 협조자가) 5월 12일 모임에도 참석했다"고만 답했다.

"민주당, 원포인트 본회의 응하면 국정원의 정치공작 동조자 된다"

통합진보당은 이에 따라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언급한 체포동의안 원포인트 본회의는 절대 불가하다"며 "불법 대선개입으로 개혁을 요구받고 있는 국정원의 일방적 주장에 국회가 동조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내란음모는 조작이고 왜곡날조됐다는 것이 진보당의 공식입장"이라며 "RO(Revolutionary Organization)도 없고, 내란음모는 더더욱 없으며 왜곡편집된 녹취록에 따르더라도 그 안에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를 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국정원이 핵심증거라고 일부 언론에 제공한 녹취록의 작성경위, 진위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국정원의 정당사찰 전모가 밝혀지기 전에 이와 관련한 체포동의안 처리는 절대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남북정상회담 대화록마저 NLL포기라고 왜곡날조하여 야당과 국민을 농락했던 국정원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며 "그 순간 국정원 개혁은 완전히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다, 여야가 (원포인트 본회의에) 합의한다면 국회는 국정원의 정치공작의 동조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 측은 이 같은 통합진보당의 '매수공작' 주장에 "터무니 없는 주장이고 일일이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이에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에서 (매수공작 의혹에) 전광석화처럼 답변을 내놨다"면서 "국정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 자신들이 짧게 내뱉았던 의견에 국정원의 존망을 걸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석기 #내란예비음모 #국가정보원 #감청 #프락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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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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