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각인생 40년 중요무형문화재 106호 각자장 이수자인 곽금원씨의 모습.
심명남
법고창신(法故創新)
서각에 입문한지 어언 40년. 철우 곽금원씨의 서각인생을 한마디로 요약하자 바로 이 4글자로 압축된다. '법고창신'이란, 전통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새로운 작품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작품세계를 뜻한다.
목서각 세계1위 한국... 곽금원씨의 서각인생영국 대영박물관 인쇄물역사관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은 우리나라의 목판인쇄본인 '무구정광다라니경'이다. 이는 불국사 중수시 발굴한 경전이다. 그 내용과 판각기술의 정교함은 단연 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국보 32호 팔만대장경판의 판각기술과 보존처리 기술의 우수함은 우리나라가 목서각 기예(技藝) 수준이 세계제일임을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서각의 새로운 미적 세계를 찾아 일생을 바쳐온 장인이 있다. 여수에서 태어나 자라고 뿌리를 내린 곽금원씨다. 그의 작품은 우리나라 주요사찰의 현판과 주련에 수없이 걸려있다. 관공서와 동네어귀 정자에도 그가 새긴 서각이 눈에 띈다. 특히 여수시와 자매도시인 중국 산동성 위해시에 건립한 '여수문' 현판은 그나마 널리 알려진 그의 작품이다.
서각계의 살아있는 명인을 만났다. 서각계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아직도 무명 아닌 무명으로 살고 있는 그. 더더욱 지방출신이다 보니 잘 알려지지 않은 탓도 크다. 4일 그의 개인 서각전이 열리고 있는 여수시 진남문예회관을 찾았다. 지난달 28부터 10월 4일까지 7일간 열리고 있는 서각전에는 지역민은 물론 전국에서 많은 동호인들이 이곳을 다녀갔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자 전시회를 2일 더 연장키로 했다.
서각(書刻)이란 나무나 돌, 금속 등에 글씨를 조각하는 행위를 말한다. 서각은 시(詩), 서(書), 화(畵)에 병칭될 만큼의 높은 예술적 가치를 갖고 있다. 서예가 평면예술이라면 서각은 평면에다 입체가 가미된 3D 예술이다. 더구나 옛 것이지만 현대주거공간에 잘 어울려 가구나 인테리어에 접목되다 보니 다른 장르에 비해 유망업종으로 꼽힌다.
"검지손가락 잘린 것도 스승과 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