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사건 특별수사팀에 대한 대검 감찰이 진행중인 가운데 24일 열린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9차 공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에 수사팀은 평소와 다름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증인 신문을 이어갔다. 공판에는 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의 업무 배제 이후 새로 팀장이 된 박형철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장이 검사 2명과 함께 참석했다. 이들은 현재 모두 감찰 대상이다.
이날 공판에는 지난해 말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김하영씨의 노트북과 데스크톱 하드디스크를 직접 분석했던 임판준, 김수미 서울청 디지털증거분석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별수사팀 평검사가 주로 신문을 진행하는 가운데 신임 팀장인 박 부장검사는 한두 차례 직접 신문에 나서거나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임판준 분석관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디지털증거 분석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이번 사건처럼 '혐의사실'이라는 표현을 쓴 경우는 처음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보고서에 쓰인 '혐의사실 관련 내용'이라는 표현은 상관인 김보규 분석팀장의 의견으로 수정됐다면서, 수정 이전에는 '본 건 관련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임 분석관은 검찰 조사 당시 진술을 대폭 번복했다. 그는 검찰에서는 ▲ 분석범위를 박근혜-문재인 지지 비방 게시글로 한정하라고 한 것은 김보규 팀장이었고 ▲ 수서서의 증거분석의뢰서에 적힌 최근 3개월 부분은 통상적인 기술이며 ▲ 당시 분석팀이 발견했던 텍스트 파일과 40여 개의 아이디, 게시글과 찬반 클릭 등은 증거분석의뢰서 기준으로 볼 때 직접적 증거가 맞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그는 법정에서 모두 말을 바꿨다.
특히 검찰이 "증인은 검찰 조사에서 (수서서) 수사팀에 분석 의뢰한 내용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혐의사실 관련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중간수사 발표) 내용이 허위라고 진술했는데 맞는가"라고 여러차례 물었고, 그는 "그렇게 진술하기는 했지만 잘못된 진술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 당시 왜 그렇게 진술했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그는 "(검찰 조사 당시)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 또 밤에 조사를 받아서 상황을 모면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전 청장의 변호인은 "증인에 대한 검찰 조사는 1회는 오후 2시15분~새벽 1시40분, 2회는 오후 7시~새벽 5시40분, 3회는 오후 9시45분~새벽 5시15분이었다"면서 "이런 점을 감안해서 봐달라"고 판사에 요청했다. 이에 박 부장검사는 "증인의 근무시간을 고려해서 피해서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며 "모두 심야조사 동의 하에 이루어졌다"고 반박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