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신나게 걸었습니다. 점심시간입니다. 맛있는 김밥을 먹습니다.
황주찬
자고, 또 자고... 일어나니 8시지난 9일 오전 4시, 덕유산 가려고 가족을 깨웠습니다. 아내가 부스스 눈을 뜨더니 다시 쓰러집니다. 세 아들도 일어날 기미를 전혀 안 보입니다. 너무 이른 시간일까요? 저도 다시 이불 속으로 침투합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갑자기 스마트폰이 몸부림치며 소리를 지릅니다.
그 소리에 놀라 눈을 번쩍 떴습니다. 오전 5시, 아내를 흔들어 깨웁니다. 실눈 뜬 아내가 너무 이른 시간이라며 제 머리를 누릅니다. 더 자랍니다. 달콤한 유혹에 제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곧바로 무너집니다.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니 오전 8시입니다. 덕유산 갈 일이 까마득합니다.
여수에서 덕유산까지 3시간이나 걸립니다. 집을 나서니 오전 9시입니다. 덕유산에 도착하면 점심을 먹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집을 떠나기 전 일기예보를 들여다봤더니 오후 6시부터 비 온다고 적혀 있습니다. 일단 산을 재빨리 오르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 만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늘어지게 잔 덕분일까요? 세 아들, 덕유산에 닿을 때까지 차 안에서 시끌벅적 난리를 피웁니다. 은행나무에 매달인 노란 은행잎이 눈부시건만 세 아들은 관심 없습니다. 그저 셋이서 장난하느라 정신없습니다. 달리는 차 안이 단풍철에 만나는 관광버스보다 더 심하게 요동칩니다.
비포장 길도 아닌데 차가 들썩거립니다. 세 아들이 차 부서져라 떠들지만 단풍 구경 나온 길이라 큰소리칠 수도 없습니다. 시끄러워도 참아야지요. 다행히 창밖은 볼만합니다. 고개 돌려 지나가는 가을을 만끽했습니다. 물론, 귀는 닫았지요. 그렇게 흔들리는 차를 한참 몰다보니 어느새 덕유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