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둥이 '먹방', 한 번 보실래요?

아들이 만든 김치볶음밥, 보기만 해도 배부릅니다

등록 2013.11.22 09:51수정 2013.11.2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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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막둥이 '김치볶음밥' 만들기

막둥이 '김치볶음밥' 만들기 ⓒ 김동수


학교급식량이 적은지, 막둥이는 학교만 다녀오면 배고프다고 합니다. 엄마가 피아노 학원을 가기 때문에 집에 오면 아빠보고 밥을 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6학년이 되면서 한 번씩 자기 손으로 밥을 해 먹습니다. 해먹는 밥도 다양합니다. 볶음밥, 김치찌개, 된장찌개, 라면 등입니다. 점점 음식 솜씨가 좋아집니다. 얼마 있지 않으면 엄마보다 더 잘하는 날이 올수도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은 메뉴는 '김치볶음밥'이었습니다.


"아빠, 오늘은 김치볶음밥!"
"김치볶음밥? 할 수 있겠어?"
"그럼요."
"김치 썰 때 손 조심해."

"알았어요."

걱정이 되어 봤더니 생각보다 잘 썰었습니다. 많이 해본 칼질입니다. 언제 칼질까지 다 배웠을까요. 많이 컸습니다. 김치를 다 썰고는 프라이팬에 볶았습니다. 김치 볶는 솜씨 역시 대단합니다.

"막둥이 언제 김치를 다 볶아봤니?"
"엄마가 하는 것 봤어요. 아빠, 이렇게 하면 돼죠."
"막둥이가 아빠보다 훨씬 낫네. 후라이팬에 손 데지 않게 조심해."
"알았어요. 한 번도 데지 않았어요."

a  막둥이가 김치에 밥을 넣고 볶고 있습니다.

막둥이가 김치에 밥을 넣고 볶고 있습니다. ⓒ 김동수


김치에 밥을 넣고 볶은 후 막둥이가 아빠는 생각도 하지 못한 일을 했습니다. 달걀을 푼 것입니다.

"막둥이 달걀은 왜 푸는데?"
"그것도 몰라요. 달걀 프라이 해야 잖아요."
"김치볶음밥에 달걀 프라이를 한다고?"

"그럼요. 김치볶음밥에 달걀 프라이를 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요. 아빠는 지금까지 그것도 몰랐어요?"
"응."


a  김치볶음밥에는 달걀 프라이가 들어가야죠

김치볶음밥에는 달걀 프라이가 들어가야죠 ⓒ 김동수


a  달걀 프라이를 맛있게 만들었습니다.

달걀 프라이를 맛있게 만들었습니다. ⓒ 김동수


푼 달걀을 프라이팬에 붓더니 달걀 프라이를 만들었습니다. 아주 얇게 잘 구웠습니다. 대단합니다. 아빠는 달걀 프라이를 잘 만들지 못합니다. 할 때마다 실패합니다. 하지만 막둥이는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아빠보다 훨씬 낫네."
"아빠도 잘 만들잖아요."
"아냐. 아빠는 달걀 프라이는 정말 잘 만들지 못해. 막둥이가 만든 달걀 프라이 보기만해도 맛있겠다."
"아빠 다음에 제가 구워 드릴게요."
"다음에?"
"아니, 오늘 드세요."
"괜찮아. 막둥이 배고프잖아. 많이 먹어야지."



a  막둥이가 만든 김치볶음밥. 먹음직 합니다.

막둥이가 만든 김치볶음밥. 먹음직 합니다. ⓒ 김동수


김치볶음밥 위에 달걀 프라이를 얹었습니다. 모양이 엄마가 만든 것보다 조금 못합니다. 하지만 배고픈 막둥이는 한 입 가득 넣었습니다. 보기만해도 배가 부릅니다. 먹성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옛 어른들은 먹는 모습을 보고 복받을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막둥이가 바로 그런 먹성입니다. 반찬 투정을 아예하지 않습니다. 고기가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 먹습니다. 오히려 반찬 투정은 아빠가 더합니다.

a  한입 가득입니다.

한입 가득입니다. ⓒ 김동수


"막둥이 맛있어?"
"응."
"아빠는 막둥이가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다. 맛있게 먹으니까."

"배가 고파 한 입 가득이에요."
"아냐 막둥이는 항상 한 입 가득 먹어. 어른들은 막둥이처럼 맛있게 먹는 것을 좋아하셔."
"아빠도 맛있게 드시잖아요."
"아니지, 막둥이보다 더 반찬 투정을 많이 하는데."
"앞으로도 반찬 투정하지 않고 맛있게 먹을게요."

벌써 다 먹었습니다. 아빠도 배가 불렀습니다.
#김치볶음밥 #막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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