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총파업 초읽기... 이유는?

정부 강경대응 방침 속에 총파업 예고... "민영화 막아야"

등록 2013.12.03 15:05수정 2013.12.0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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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는 3일 오전 부산역 광장에서 철도노조의 총파업과 민주노총의 연대경고파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는 3일 오전 부산역 광장에서 철도노조의 총파업과 민주노총의 연대경고파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전국철도노동조합(아래 철도노조)가 오는 9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이미 철도노조의 총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대응 입장을 밝힌 상태. 정면 대응에 나서겠다는 정부의 방침대로라면 지난 2009년 파업 때처럼 무더기 해고와 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09년 파업으로 철도노조에서는 조합원 197명이 해고되고, 1만2천여 명이 징계를 받았다.

이러한 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철도노조가 총파업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으로 대표되는 철도민영화 시도 때문이다. 코레일은 오는 10일 임시 이사회에서 수서발 KTX 주식회사의 설립을 결의할 예정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철도노조는 이사회에 하루 앞서 총파업에 돌입해 이사회를 압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철도노조는 3일 오전 부산역 광장에서 연 파업 돌입 기자회견에서도 "파업을 해서라도 철도민영화를 막겠다"며 "4대강이 대운하를 위한 사전조처였듯이 수서발 KTX 분할은 철도민영화로 가는 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철도노조가 바라보는 수서발 KTX 민영화의 문제점은 철도의 공공성 약화와 다른 노선으로의 민영화 확대에 대한 우려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특히 철도노조는 정부의 민영화 시도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과도 상반된다고 지적한다. 철도노조는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국민이 반대하는 철도민영화 추진은 않겠다', '사회적 논의를 통해 철도 발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공약파기는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초법적 정책 추진"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철도노조는 "영국의 철도 분할 등의 사례를 통해 민영화의 폐해가 세계 철도의 경험에서 확인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철도 민영화 이후 대형 열차 사고 참사를 겪었던 영국 등의 사례를 볼 때 철도 민영화가 요금인상, 안전 위협, 지역 적자 노선의 축소·폐지·재정부담 증가, 공공서 파괴 등을 불러온다는 주장이다.

철도노조, 코레일 이사회 중단 요구... 국회 특위, 사회적 논의 기구 구성 제안

a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는 3일 오전 부산역 광장에서 철도노조의 총파업과 민주노총의 연대경고파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는 3일 오전 부산역 광장에서 철도노조의 총파업과 민주노총의 연대경고파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철도노조의 더 큰 우려는 수서발 KTX 분할 이후 철도민영화가 본격화 될 수 있다는 위기로 직결된다. 철도노조는 "한국 철도의 영업거리가 3500km에 불과해 분할시 규모의 경제 상실과 운영의 비효율성이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민영화로 인한 철도의 공공성 약화도 철도노조는 문제로 본다. 지금껏 코레일은 흑자를 거두고 있는 KTX의 이익을 통해 적자에 허덕이는 지역노선과 적자노선을 메꿔왔다. 그런데 흑자노선을 민영화하면 상대적으로 코레일의 이익이 줄어들어 지역노선의 대규모 축소와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걱정이다.

이런 우려 때문에 철도노조는 우선 10일로 예정한 코레일 이사회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신 철도의 공공적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국회 특위와 사회적 논의기구에 대한 구성과 논의에 나서자는 게 철도노조가 내세운 대안이다. 철도노조는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수유지업무는 유지하고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5일부터는 휴일근로와 대체근로, 연장근로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에도 나서고 대규모 선전전도 예정하고 있다.


이용석 철도노조 부산본부장은 "철도노동자들은 철도산업을 지키기 위해 정권의 부당하고 불합리한 철도민영화에 치열하게 맞서 싸워왔다"면서 "현장 인력이 부족해서 수많은 철도노동자가 죽어감에도 더 급한 것이 국민의 재산인 철도를 지키는 것이기에 또 한번 총파업을 결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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