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1일 "박근혜 퇴진"과 "국정원 특검"을 주장하며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분신한 이아무개씨를 두고 일부 언론들이 "빚 때문"이라는 보도가 이어지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개인문제로 폄훼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표 전 교수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고 희망찬 이야기로 시작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아프고 우울한 이야기로 2014년을 열 수 밖에 없다"면서 이아무개씨 분신 사실을 알렸다.
표 전 교수는 "결코 이 분의 행동을 지지하거나 옹호하고 싶지 않다. 이 분의 사망을 이용해 선동하는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말해 '분신'이란 방법 자체는 반대했다. 하지만 그는 "같은 마음으로 이 분의 삶과 죽음을 폄훼하고 그 명에를 훼손하는 작태에 대해서도 분노하고 반대한다"며 이씨 죽음을 단순한 개인 사정으로 몰아가는 것을 비판했다.
표 전 교수는 이어 "특히 가족의 동의 없이 이 분의 경제사정이나 부채, 개인 사생활 관련 내용을 마구 공개 유포하고 보도하며 애써 이 분이 죽음으로 주장하려던 박근혜 대통령 사퇴와 국정원 사건 특검 도입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막고 돌리려는 한심한 작태에 분노한다"며 이씨 죽음을 왜곡하려는 보도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그는 "사람의 목숨이 그렇게 가벼운가? 당신들의 이익과 편함을 위해 그리 매도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묻고, "그동안 채동욱 검찰총장, 윤석열 검사, 철도노조 등 반대나 불편을 야기하는 대상마다 사생활 혹은 인격 내지 명예를 까발리거나 공격, 훼손하며 본질을 호도하던 작태를 생명 손상 사건에서도 그대로 사용하는가?"라고 질타했다.
박근혜정권이 비판세력과 진실을 파헤치려고 한 사람들을 사생활 문제를 꺼집어내 낙마시킨 것처럼 이씨 분신도 "박근혜퇴진"보다는 사생활 문제로 만들어 본질를 왜곡하고 호도한다는 비판이다.
표 전 교수는 나아가 "권력과 막강한 정보력, 장악한 방송과 언론을 이용한 신상털이와 먼지털기, 인격 공격, 사생활 공개... 그 파상 공세를 이겨낼 자신 있는 사람만 비판하고 양심과 소신에 따른 행동을 하라 이거군요"라며 "섣불리 덤비다가 패가망신한다, 이게 당신들의 신년 인사군요"라며 이씨 죽음을 사생활 문제로 몰아가는 것을 거듭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결코 지지하거나 옹호하고 싶지 않은, 극단적 선택이었지만, 그 선택에 이르기까지 당신이 겪었을 고민과 갈등과 번민과 고통을 이해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부디 저 세상에선 고통없이 번민없이 편안히 영면하시길 기원한다"며 "그토록 걱정하고 사랑하셨던 병환에 든 모친과 짐과 책임을 떠 맡긴 동생 분 등 남겨진 가족에게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하다"고해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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