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울산, 아산, 전주공장)가 25일 오후 1시 30분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앞 송전탑 농성장에서 대선 후보들에게 공개 질의서 르 ㄹ전달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대선을 불과 2개월 앞둔 2012년 10월 25일, 안철수 당시 대선후보는 울산의 철탑농성장을 방문했다. 안 후보는 철탑에 올라간 최병승 조합원과 통화한 후 비정규직 조합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2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법 규정에 허점이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안 후보는 "돌아가서 열심히 언론과 국회를 통해서 이야기할 것이다, 여러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지금 비정규직 문제는 현대차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인 만큼 우리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조그만 더 참아 달라,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진보정당과 시민사회가 수 년간 지원을 하면서 싸움을 벌여왔지만, 오히려 불이익만 가해지는 와중에 안철수식 새정치는 이들에게 일말의 희망을 안겼던 것이다. 취재 당시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의 한 간부는 "10년 이상 도와준 진보정당보다 안철수 후보에게 더 기대를 걸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현대차 비정규직들이 더 고무된 것은 대선후보들에게 보낸 서면질의에서 나온 답변 때문이었다. 2012년 11월 5일 안 후보는 이메일로 비정규직노조에 보낸 답변서를 통해 "재벌총수 등 사회적·경제적 특권층 누구라도 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엄정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사실 관계를 확인해 엄정한 법 적용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안철수 의원은 대선을 중도사퇴하며 이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위치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대선이 끝난 뒤 4개월 뒤 서울 노원병 재보선에 출마해 국회로 입성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는 지금의 안철수를 어떻게 바라볼까정치인이 된 안철수 의원은 지난해 8월 30일 남산 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전국건설기업노조연합 간부수련회 초청 대담에 참석해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법정에서 이미 심판했는데도 말을 안 들으면 매일 과태료라도 부과하면서 압박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며 "3권분립 나라가 맞는지 회의가 든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 직후 안 의원은 국회 입성 넉 달만에 차명거래 방지와 자금세탁 근절을 위한 일명 '자금세탁 방지 3법'을 처음으로 대표 발의한 데 이어 중증질환자·희귀난치성질환자의 진료비부담 경감을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현대차 비정규직을 위한 법안이나 행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가 대선을 앞두고 현대차 철탑농성장을 찾아 비정규직들에게 약속한 "돌아가서 열심히 언론과 국회를 통해서 이야기할 것이다, 여러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것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안철수식 새정치에 기대를 걸었던 당시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지도부는 최근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았고, 회사 측이 제기한 200여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 중 90억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소송은 계속 진행 중이다.
당시 '새정치'에 희망을 걸었던 현대차 비정규직들은 다시 바람몰이가 시작되는 '새정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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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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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식 '새정치'에 희망 걸었던 사람들,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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