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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과 오리를 파는 가게는 최근 불거진 고병원성 조류독감(AI) 확산으로 인해 썰렁하기만 하다.
ⓒ 조찬현
"자식들하고 손주들 오면 먹일라고 다들 나와서 이렇게 붐벼요."
광양 5일장에서 만난 박성규(84)씨는 부모들의 자식사랑 때문에 장이 붐빈다고 했다. 도로는 차량들로, 인도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최대 명절 설날을 목전에 둔 지난 26일 광양 5일장 풍경이다. 장터로 통하는 샛길은 그냥 서있기만 해도 인파에 밀려갈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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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뻥이요~“ 추억의 뻥튀기 가게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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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대목이라 한과를 파는 가게는 유난히 붐빈다.
ⓒ 조찬현
"뻥이요~"
추억의 뻥튀기 가게와 한과를 파는 가게는 유난히 붐빈다. 할머니의 생선가게는 한산하다.
"대목장인데 사람들만 와글와글해 장사는 안 되고, 옛날 안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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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어 2마리에 만원이에요, 다들 만져만 보고 그냥가요."
ⓒ 조찬현
40년 남짓 장터에서 잔뼈가 굵으신 최 할머니(76)는 대목장이라 사람들은 북적이는데 장사가 예전 같지가 않다고 말한다. 손님들이 생선을 그저 만져보거나 묻기만 하고 그냥 지나친다며 안타까워했다.
"병어 2마리에 만 원이에요, 다들 만져만 보고 그냥가요. 물어본 사람들이 다 사면 몇 백만 원어치 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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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봄나물 냉이가 나왔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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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양 옥룡에서 온 봉금례(91)할머니다.
ⓒ 조찬현
벌써 봄나물인 냉이도 나왔다. 아주까리나물 한 바구니에 2천 원, 취나물과 고사리나물은 5천 원이다. 광양 옥룡에서 온 봉금례(91) 할머니다.
"첫차타고 옥룡에서 새벽(5시 30분)에 나왔어, 다 우리 산에서 끊어왔지"
그나마 붐비는 곳은 역시 먹거리 장터다. 팥죽집과 전집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한참을 기다려도 쉬 자리를 차지하기가 어려웠다. 이곳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는 광양 5일장 먹거리는 다들 토박이들이 운영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맛집들이 많다고 했다.
"토박이들이 많아요, 이곳 맛집들이 시장 활성화에 기여를 많이 하지요, 특히 팥죽집들이 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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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팥죽집과 전집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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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양 5일장은 매월 1일과 6일에 장이 열린다.
ⓒ 조찬현
닭전으로 가봤다. 오리와 닭을 파는 이곳은 평상시 장사가 잘되는 곳이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고병원성 조류독감(AI) 확산으로 인해 썰렁하기만 하다. 아침 일찍 나왔지만 오후 2시께가 다 되도록 오리 두 마리 팔았다.
"익혀서 먹으면 안전한데도 손님들은 찝찝한가 봐요. AI 때문에 영향 엄청 받아요, 이제껏 오리 두 마리 팔았어요."
광양 5일장은 매월 1일과 6일에 장이 열린다. 요즘의 재래시장은 현대화에 밀려 정겹고 시끌벅적했던 옛 추억의 모습이 자꾸만 사라져간다. 추억어린 옛 모습을 잘 보존하고 편리함이 함께 공존한다면 참 좋을 텐데, 사라져가는 옛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 현대화된 장옥으로 인해 편리함도 있지만 한편으론 재래시장 고유의 색깔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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