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연장이 있는 1층에서 예식이 열리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중간층 모습. 아래로 20개 넘는 계단이 더 있다. 예식에 참여하려면 아동, 임산부, 노인, 장애인을 막론하고 모두 이 계단만을 이용해야 한다.
이기태
국회의원동산에 있는 사랑재에서도 결혼식을 치를 수는 있다. 휠체어·유모차 등을 이용하는 교통약자들도 접근은 가능한데, 이곳은 야외 결혼식만 가능한 곳이어서 날씨·계절 등 환경적 제약이 따른다. 이런 이유로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사랑재를 찾는 이들은 후생관보다 훨씬 적다.
올봄 후생관에서 결혼식을 치를 계획인 A씨는 "일도 이쪽에서 하고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들어서 여기서 예식을 치르고 싶은데, 지금은 다른 예식장을 알아봐야 하나 크게 고민 중"이라며 "직접 찾아가서 자세히 보니 계단 말고는 1·2층을 오갈 방법이 없더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꼭 모셔야 하는 손님 중에는 몸이 불편한 분이 몇 분 있다"면서 "그런데 장소가 이러니 예식을 보러 오지 마시라고 할 수도 없고…, 다른 장소를 알아보자니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이곳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여했다는 한 시민은 "건물이 오래돼 마을회관 분위기인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 괜찮았지만, 사람도 많은데 계단으로만 이동해야 해서 굉장히 불편했다"며 "더군다나 피로연이 1층이 아닌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돼서 후생관 밖으로 나가 한참 걷느라 동선이 더 안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를 가진 분이 있었다면 예식은 못 보고 밥만 먹고 돌아갔어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회사무처 측은 후생관 접근성을 개선하려는 계획이 전혀 없다. '현재 후생관 2층으로는 계단 말고는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회사무처 예식 담당자는 "후생관 리모델링 계획은 전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동 편의를 중점에 둔 리모델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