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집 전문 소독업체가 제공한 스팀기에 소독제를 넣어 장난감들을 살균 소독하고 있다. 사진은 해당 어린이집에서 제공해왔다.
C어린이집
전문소독업체가 셀프소독을 권하는 이유?현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소독업체에서 소독을 실시할 경우 반드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준과 방법에 따라야 한다. 또한 소독에 사용되는 약품도 약사법에서 규정하는 의약외품 가운데 식약처장의 허가를 받은 제품을 용법·용량에 따라 안전하게 사용해야 하며 소독이 완료되면 소독업체는 해당 시설에 소독증명서를 발급해야 한다.
A소독업체가 어린이집 측에 스팀기계를 무상으로 임대해준 이유는 바로 어린이집 측이 직접 소독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사실 방역업계에서는 이른바 '셀프 소독'(자체 소독)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올라 있는 상황이다.
일부 방역업체들이 '시설 측에서 직접 소독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현혹하면서 소독제와 소독기계를 판매하고 허위로 소독증명서를 제공하고 있는 것. 한국방역협회가 나서 오래 전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지만, 여전히 뿌리 뽑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A소독업체와 거래를 맺고 있는 어린이집의 상당수는 소독증명서 발급과는 상관없는 가정어린이집이다. 50인 이하 소규모 어린이집의 경우 소독의무대상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어린이집 입장에서는 소득증명서가 행정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 이는 어린이집 평가인증을 받을 때에 꼭 필요한 서류도 아니다. 다만, 어린이집들은 학부모들에게 어린이집 정보를 안내하는 과정에서 소독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소독증명서를 활용하곤 한다.
이 A소독업체와 거래했던 C어린이집 관계자는 "아무래도 전문소독업체로부터 받은 소독증명서가 있으면 평가인증 과정에서도 이만큼 소독을 더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는 걸 확인해줄 수 있고, 부모님들께도 홍보효과가 있다"며 "어린이집 현관 옆에 부착할 수 있게 '안심보육시설' 현판도 제공해 주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아무래도 안심하는 면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A소독업체는 자신들의 영업방식은 일부 몰지각한 업체의 '허위 소독증명서 발급 행위'와는 분명히 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A소독업체 대표는 "소독업은 주로 해충방역에 대한 소독을 위주로 한다, 해충약은 뿌리면 뿌릴수록 사람에게는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전염병 발병률이 높은 하절기에는 해충이 있든 없든 방역을 하지만 동절기에는 필요에 따라서만 소독하고 있다"며 "한 달에 한 번씩 관리사원이 각 어린이집에 방문해 실내공간 소독을 위한 새 소독제를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해충방역을 하거나 소독과 방역 관련한 환경적인 조언들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때 만약 어린이집에서 소독제를 다 쓰지 않아 남아있는 경우에는 관리사원이 남은 약과 스팀기로 소독을 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어린이집에서 소독제를 다 사용한 경우에는 이미 자체적으로 소독을 잘 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관리사원이 그날 해충방역을 비롯한 별도의 직접적인 소독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소독증명서를 발급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문제는 방문도 안하고 택배로 소독약만 보내주고 증명서를 떼 주는 방식의 영업을 하는 일부 업체들이 있다는 점"이라며 "이러한 곳들은 정식 방역업체가 아니거나 방역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도 없이 제품만 판매하고 소독증명서를 발급해 주기도 한다"고 자신들의 영업 방식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소독업체를 이용하고 있거나 이용했던 어린이집 측의 이야기는 달랐다. A소독업체와 거래했던 C어린이집 관계자는 "맨 처음 장비를 임대해주고 소독제를 갖다 주면서 사용방법을 알려주고 시범을 보인 후부터는 관리사원이 직접 소독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별다른 소독관리는 하지 않았고 약이 남는 경우엔 이런 곳도 뿌리라며 남은 약을 소진하기 위해 가볍게 뿌리는 정도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