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박근혜 대통령, 만나서 얘기하자"

기초선거 공천폐지 등 정국현안 회담 제의... 여당 "내부 위기 면피용"

등록 2014.03.30 10:59수정 2014.03.3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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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정당공천제 폐지 압박에 나선 김한길-안철수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이행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 시민들을 직접 만나 무공천의 취지를 알리고 있다. 무공천 방침을 둘러싼 내홍 속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했던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을 어겼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천제 폐지를 압박하는 대여공세로 방향을 틀었다.

정당공천제 폐지 압박에 나선 김한길-안철수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이행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 시민들을 직접 만나 무공천의 취지를 알리고 있다. 무공천 방침을 둘러싼 내홍 속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했던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을 어겼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천제 폐지를 압박하는 대여공세로 방향을 틀었다. ⓒ 남소연


[기사 보강 : 30일 오후 4시 25분]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초선거 공천폐지 등 정국 현안을 논의할 회담을 전격 제의했다.

그는 30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에서 기초선거 무공천(공천폐지) 약속은 원래 잘못된 것인가, 아니면 정치적 실리 차원에서 약속을 어기기로 한 것인가, 아니면 새누리당이 반대하는 것인가"라며 "왜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서 계속 침묵하고 계시나"라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4년 전 세종시 수정안 논란 당시 '미생지신(尾生之信)' 논쟁을 통해 공약 이행을 주장했던 것과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도 질타했다. 

안 대표는 "4년 전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박근혜 의원을 당 지도부(정몽준 대표)에서 미생의 어리석음에 비유하며 비판한 적 있다"라며 "이에 대해 박 대통령께서 '미생은 진정성이 있고, 애인은 진정성이 없다, 미생은 죽었지만 귀감이 되고, 애인은 평생 괴로움 속에서 손가락질 받으며 살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박 대통령께서는 미생의 죽음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하다"라며 "4년 전 미생에 대한 입장이라면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은 당연히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는 제1야당 대표로서 박근혜 대통령께 기초 공천폐지 문제를 비롯해 정국 현안을 직접 만나 논의할 것을 이 자리에서 제안드린다"라고 밝혔다.


a 김한길-안철수, 정당공천제 폐지 서명운동 돌입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이행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하며 직접 서명하고 있다. 무공천 방침을 둘러싼 내홍 속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했던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을 어겼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천제 폐지를 압박하는 대여공세로 방향을 틀었다.

김한길-안철수, 정당공천제 폐지 서명운동 돌입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이행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하며 직접 서명하고 있다. 무공천 방침을 둘러싼 내홍 속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했던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을 어겼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천제 폐지를 압박하는 대여공세로 방향을 틀었다. ⓒ 남소연


새누리당에도 일침을 날렸다. 그는 "내부의 반대와 엄청난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면서 기초선거 무공천 결단을 내린 저희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야당이 박 대통령의 약속 불이행을 바라면서 반사이익을 취하려 한다'는 억지주장은 논리의 해괴함을 떠나 청산해야 할 정치행태"라고 꼬집었다.

또 새누리당이 지난해 4월 재보선 당시 기초선거 무공천 '선례'를 만든 점을 지적하며 "그 때 무공천의 정신과 의지는 지금 도대체 어디로 갔느냐, 불과 1년도 안 돼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정치, 이러고도 책임있는 집권여당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한편, 안 대표는 회담 형식과 의제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크게 열었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도 함께 참석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등 여당 대표 인사도 참여하는 회담을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주된 의제는 기초선거 공천폐지 공약이 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인 최재천 의원은 "기초선거 공천 폐지를 포함한 정국현안을 야당 대표로서 대통령과 책임있게 논의하고 해결하겠다는 뜻"이라며 "영수회담이란 표현을 쓰지 않은 것도 야당대표와 대통령의 만남과 소통이 일상적이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 안철수 "박 대통령, 기초공천 폐지 공약 입장 밝혀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동을 제안했다.

안철수 "박 대통령, 기초공천 폐지 공약 입장 밝혀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동을 제안했다. ⓒ 남소연


청와대가 이를 거부할 경우에 대해서는 "그 때 가서 생각할 문제"라며 "(박 대통령이) 신뢰와 약속의 정치인이라면 입장을 분명히 해서 새누리당과 논의해 이 문제를 정리하실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강행하면서 '무공천' 여부를 다시 따져 봐야 한다는 당내 이견에 대해서는 "주변부적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 문제는 본질적으로 대통령과 여당으로 발생한 문제다, 누가 그런 정치적 약속을 했고 무공천 선례를 남겼나"라며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이 문제를 결론 내린 다음에야 생산적인 당내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외투쟁' 가능성은 배제했다. 그는 "4월 국회 문을 닫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고전적인 방식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며 "다만, 우리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 민생탐방처럼 현장을 찾는 일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무공천 반발에 궁색한 처지 모면하려고?"

한편, 새누리당은 안 대표의 회담 제안을 '내부단속용'으로 깎아내렸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안 대표의 제안이) 난센스라고 생각했다"라며 "안철수 대표께서는 지난해 8월 정당공천 폐지하면 여성의 정치참여가 축소되고 검증 안 된 후보자 난립 등으로 지방자치의 참뜻과 민의가 왜곡될 수 있다고 했다, 본인의 입장은 왜 바뀌었나를 먼저 설명하는 게 순서"라고 꼬집었다.

안 대표가 지난해 8월 '지방자치 정착, 재정분권 확대' 정책토론회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단계적 폐지를 제안하며 관련 입법논의를 촉구했던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관련기사 : 안철수 "추석 전 창당? 무리할 필요 없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안 대표의 이번 회담 제안에는 기초선거 공천 폐지에 대한 내부 이견을 다독이려는 '전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 대표는 '새정치연합'을 만들겠다 약속한 지 37일 만에 그를 파기하고 민주당과 합당하지 않았느냐"라며 "그 (합당) 전제조건이 기초공천 선거 폐지인데, 그 때문에 선거에서 패할 가능성이 커지자 (회담 제안으로) 그 책임을 회피하는 게 목적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외부의 적을 만들려는 생각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박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회동을 제의했는데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선거는 정당이 치르는 정치의 영역인데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라며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의 무공천으로 인한 파열음을 정리한 상태에서 이런 제안을 하는 건지도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민 대변인은 "혹시 안 대표께서 당내 반발로 인한 본인의 궁색한 처지를 모면할 목적으로 대통령을 표적삼아 그 책임을 돌리려고 하는 것이라면 이는 그야말로 안 대표께서 극복하자고 외치던 구태정치와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박근혜 #기초선거 무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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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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