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 공동위원장 김종현 교수. 연구실에 걸려 있는 붓글씨는 '고개 들어 하늘 향해 큰 소리로 외치다'는 뜻의 앙천장소(仰天長嘯)
최종명
광주 출신으로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 공동위원장으로 정치판에 뛰어든 부산 동아대학교 중국학과 김종현 교수. 서른도 채 안 된 나이에 부산에 둥지를 잡고 25년 세월 동안 오로지 후학 양성과 중국과의 교류에 헌신해왔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의 중국 3대 도시의 기업 및 정치권과의 교류는 물론이고 중국 공산당 중앙의 최고 지도자급과도 인연이 남다르다.
기자가 아는 바로는 가장 폭넓고 알찬 인맥을 보유한 중국전문가로 평소에 한중 교류에서 중요한 역할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천명(知天命)을 넘긴 나이에 왜 정치에 한발을 깊게 내디딘 것일까? 한걸음에 부산 동아대학교 부민 캠퍼스 연구실에서 만나 그 궁금증을 들어봤다.
연구실에 들어서자마자 앙천장소(仰天長嘯) 붓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향해 큰소리로 외치다'는 뜻이 지금의 김 교수의 심정인 것인가?
- 붓글씨가 멋집니다. 세상을 향해 외칠 게 있습니까?"대만의 유명한 서예가가 써준 것인데 중국학자로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문구라 걸어둔 것일 뿐 별다른 뜻은 없습니다."
- 안철수 대표와 인연이 남다를 듯한데?"2년 전부터 긴밀히 '새정치'를 위해 만나왔습니다. 부산의 시민단체와 학계 등이 중심이 돼 2012년 11월 부산내일포럼 상임대표를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안 대표를 도와왔어요."
김 교수는 부산 KBS의 <아침마당>에 4년 동안 출연하면서 부산에서는 방송진행자로서도 잘 알려져 있다. 시민단체의 활동가로서 지역발전을 고민하고 새로운 정치를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온 셈이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그룹을 대표해 부산지역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다. 자연스레 안철수 대표와 행보를 함께 해왔는데 민주당과의 통합선언으로 갈등도 있지 않았을까?
- 양당 통합으로 자연스레 정치권에 발을 디딘 셈인데?"사실 그만두려고 했지요. 그런데 안철수 대표의 상황이 딱하고 절박했습니다. 새정치에 대해 함께 의논하고 매일 만나다시피 했는데 고민을 함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시당 위원장까지 맡으라고 하니 내가 정치인으로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부담도 많습니다."
- 안철수 대표와의 만남이 중국학 교수로서는 딱 어울리는 것은 아닌데?"(안철수 대표에게) 중국 이야기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중국 인재 풀을 만들어볼 생각도 있긴 합니다. 부산에서 내 역할이 있고 (새정치를) 제대로 해나간다면 중국학자로서 품은 뜻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 부산 분위기는 어떤가요?"합당 이후 잘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네요. 기존 정치인들이 불쏘시개가 될 생각은 없고 서로 눈치만 보는 기존 정당조직의 한계가 여전합니다.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저조한 것에 대해서도 연구 중입니다.
부산에 내려온 이후 한 번도 야권이 정권을 잡은 적이 없는데 이번에 새로운 교두보를 쌓고 반드시 24년 일당 독재를 끝내도록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요즘 학생들 가르치는 수업시간만 빼고 나머지는 온통 정당 스케줄입니다."
실제로 방송 진행뿐 아니라 중국교류 관련해 많은 일들을 다 손 놓고 있다고 한다. 대학 보직은 물론이고 중국정부와 합작해 만든 동아대학교 공자아카데미 원장도 그만뒀다. 공자아카데미는 중국 교육부가 전 세계 각 나라의 500여 개 대학교와 손잡고 중국어교육 및 중국문화 보급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다. 김 교수는 한국 공자아카데미를 대표해 세계 공자아카데미 회의에도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