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밝혀진 촛불 김천에서도 밝히다

4차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 촛불기원제 참관 보고기

등록 2014.05.11 17:58수정 2014.05.1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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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촛불기원제 5월 3일 김천역에서 열린 3차 촛불기원제. 정재성님의 동의를 얻었다. ⓒ 정재성


5월 10일, 전국에서 이름은 조금씩 달리한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곳 김천에서도 김천 민주시민ㆍ단체협의회(대표 이동욱, 이하 김천민단협으로 줄임)주최로 제 4차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 촛불기원제가 오후 7시부터 김천역에서 한 시간 가량 열렸다.

연휴였던 3차 때보다는 학생들이 늘기는 했으나, 50여 명이 채 안 되는 적은 인원이 조촐하게 모여 행사를 진행했다.

자유발언을 하는 간간이 동영상을 틀어주었는데, 특히 여고생이 "우리들 대부분 외교관, 기자 이런 걸 꿈꾸는데 우리도 나중에 지금 어른처럼 그럴 거면 뭐하러 공부할 거냐? 어른이 되는 것이 무섭다"고 울먹이는 동영상이 나오자 역에서 나오던 사람들의 발걸음이 한동안 멈춰지기도 했다.

김천 민단협에서는 처음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고 무엇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생각에 아무 준비도 없이 - 실제로 그날은 앰프도 아무 장비도 없었다.- 4월 20일(일요일) 첫 집회를 가졌다고 한다. 그러다 4차까지 왔는데, 일단 촛불기원제를 마무리하고 이제 앞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해서 다시 해보겠다고 한다.

5월 17일은 민단협에서 중요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김천지회 교사들이 전국교사대회를 하기 위해 서울로 가니 행사하기 힘들다. 그러니 한 주가 연기되면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찾아보겠다는 생각이다.

자유 발언때 한 교사가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어서 참여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그래도 무언가 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참여했다"는 발언이 촛불기원제에 참석한 대다수 교사와 사람들의 생각인 듯하다.

처음 세월호 침몰을 TV에서 보면서 자연스럽게 드는 의문은 '왜 구조정이 한 척밖에 없을까?', '왜 저 배안에 들어가서 제 발로 걸어 나온 사람 외에는 구조하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걸까?', '왜 해경은 특공대들을 데려가지 않고 별다른 장비 없이 갔을까?'였다. 그래서 훈련 중이라는 유언비어가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하, 그래서 장비와 사람들이 없었겠구나! 하고.


그런데 뭔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박직 승무원들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구출하러 간 해경의 부실함은 설명되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씩 해경의 잘못이 감추어지도록 애쓴다는 인상이 들었다. 진도관제센터에서 교신한 기록이 없다고 하더니 나중에 교신한 기록을 내놓은 것이라든지, 진도관제센터는 해경이 관활하는 구역이라든지 등등 이 사건은 조금씩 그 실체를 드러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모르는 사이 해안 재난구조는 사실상 민영화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충격에 국민들은 피해자 가족들이 대통령을 향해서 울부짖는 데 대해 공감하게 된 것이다. 생각해 보라. 소방서가 민영화되어 불을 꺼야 하는 상황에서 어느 업체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최소한의 조치만 취한다면? 나는, 우리는 그저 살아 있는 것이 기적인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건가?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가 잘못했다고 하는데, 어느 사회 교사의 말대로 정부의 수장은 누구인가? 정부가 잘못한 것은 곧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들은 선장이라든가 해운업자들이 몹시 잘못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정부가 재난 구조에 부실했고, 그 이전에 안전 점검을 소홀히 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처럼 우리도 자기 책임을 회피하고 있지 않는가? 이제 학교에서도 진리라든가, 배움에 대한 호기심, 정의를 가르쳐주지 않는다. 돈이 최고고, 돈과 권력을 향해 나아가라고 오늘도 아이들을 학교에 가둬두고 있다. 가정, 사회도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그 길로 몰아넣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세월호 사건은 어른들이 집단으로 아이들을 죽였으며, 그 죽음 앞에서 참회하고 다시 일어나 사람다운 삶을 살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이 촛불집회라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전교조 조합원입니다.
#김천 #촛불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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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퇴직하고 새 인생을 살고자 합니다. 제2의 인생은 이웃과 더불어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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