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이희훈
하나금융그룹의 외환카드 흡수 합병을 두고 금융권이 시끄럽다. 21일 금융당국이 외환카드 분사를 조건부 승인하자, 외환은행 노조는 독립경영 약속을 어겼다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하나금융그룹은 외환카드를 자회사로 편입한 후 하나에스케이(SK)카드와 합병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21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외환은행의 카드 분사와 외환카드의 신용카드업에 대한 예비 인·허가를 승인했다. 다만 고객정보 보호를 위해 오는 6월까지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전산시스템을 완전 분리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같은 조건부 승인은 지난 1월 카드사 정보유출사태로 카드사 분사과정에서 고객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외환카드 분사에 대한) 최종 허가가 아니라 서류상의 예비인가"라며 "(전산시스템)망 분리가 완전하게 이뤄지면 그때 여러 가지 심사를 통해 최종 승인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환은행이 차질없이 6월 내 망분리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은행은 정부 주문대로 250억 원을 들여 전산시스템 분리를 마칠 예정이다. 금융위는 외환은행의 법적인 요건 등과 전산시스템 분리 여부를 심사해 인·허가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금융감독원은 예비인·허가와 본인·허가 사이에 전산시스템 분리 작업을 실사,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은 오는 22일 주주총회에서 외환카드 분사를 의결할 예정이다. 이어 6월 말까지 금융당국의 최종 인가를 받겠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외환카드를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하나SK카드와 합병을 추진할 예정이다.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가 합병하면 카드 시장점유율은 7.8%까지 오르게 된다.
외환노조 "독립경영 약속해놓고, 알짜사업 카드사 합병" 반발 하지만 이번 합병을 두고 외환은행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금융위에서 집회를 열고 "하나금융이 독립경영의 약속을 파기하고, 정부는 (하나금융에) 특혜성 승인을 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근용 외환은행지부 위원장은 "하나지주를 위한 특혜성 승인을 내준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 위원장은 2013년 인사청문회에서 외환은행 독립경영 및 통합금지가 명시된 노사정 합의서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면서 "지난 2월 정보유출사태 국정조사에서는 물리적 분리가 제대로 됐는지 여부가 확인된 후 외환카드 분사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스스로 깨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나금융과의 통합 당시 외환은행의 5년 독립경영 보장 약속도 깨졌다"고 덧붙였다.
외환은행노조는 금융위가 하나지주에는 특혜성 처분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쪽은 "외환카드 분사는 연평균 1000억 원이상의 흑자를 내온 카드사업 자산을 하나지주에 무상으로 이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하나지주에 일방적인 혜택을 주는 당국의 예비승인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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