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특수교육의 개척자 김동극 선생 별세

등록 2014.05.28 17:18수정 2014.05.2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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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8일) 아침 일찍부터 깜짝 놀라는 소식을 들었다. 한국특수교육의 개척자이신 김동극 선생이 별세했다.

예전 경기도 수원의 '자혜학교' 교장을 지내셨고 이후 인근의 '수봉재활원' 원장을 지내실 때 잠시 뵙고, 5년 전 대구에서 또 잠시 뵙고는 한동안 연락도 드리지 못했는데 놀랍고 죄송하기도 하다. 지난 달 사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도 가 보지도 못했는데, 이번에는 선생마저 영원히 돌아가셨구나! 죄스러울 따름이다.

영주가 낳은 거산(巨山) 김동극 박사(89), 사실 나는 그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선생은 1926년 영주시 안정면에서 태어나 풍기초등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우석대) 국문학과,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 교육행정연수원을 수료했다. 장학사·교육연구사·특수학교 교장·한국특수교육협회장·교육부 정책자문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흔히 선생을 '한국 특수교육의 개척자'라고 부른다. 그는 1960년대 초반부터 특수교육 발전을 위해 몸 바친 분이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탱크 하나 더 만들 돈이 절실했고, 공장 하나를 더 짓는 것이 과제였기에 장애아동 교육 같은 곳에는 신경을 쓸 겨를도 없었다.
 
a  한국특수교육의 개척자이신 김동극 선생 별세

한국특수교육의 개척자이신 김동극 선생 별세 ⓒ 김수종


그런 가난하고 어렵던 시절, 선생은 당시 후진국에서는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특수교육진흥법'을 만드는 데 동료·후배들과 온 정성을 다했다. 또 한국최초의 공립 특수학교인 '대구남양학교'를 설립 주도하여 초대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후 이방자 여사가 주도하던 '자행회'의 수원 '자혜학교' 교장을 역임하는 등 60년대부터 40여 년을 장애인 교육을 위해 일해 왔다.

아울러 '대구남양학교' 교장 시절에는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장애아동 교육문제'로 한국 최초의 특수교육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특수교육발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거기에 상훈으로 국민훈장 석류장 동백장 서훈, 제1회 색동회장 제1회 경향사도대상, 제5회 정신박약애호대상, 제10회 인촌상 교육부문대상, 제6회 한국평화복지 인물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선생의 노력으로 대구대, 단국대, 강남대 등에 특수교육학과가 생겨났고, 대구남양학교 시절부터 같이 일하던 동료, 후배, 제자들은 학계와 교육계에서 특수교육 전문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선생은 90년대 초반 '자혜학교' 교장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이후 장애인 재활시설인 수원 '수봉재활원'의 원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또한 선생은 장애인교육뿐만 아니라 단식, 요가 등에도 일가를 이루었던 분이다.  <교육요가> <자연건강치료법>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 병든다> <자녀 교육과 자연 건강> <태교와 바른 식사를 통한 장애 예방> <단식 건강법> 등 여러 관련서적을 출간했다. 최근까지 단식과 요가에 관한 집필과 강연을 하기도 했다.


한편 김동극 선생의 가족은 지난 4월 먼저 소천한 부인과의 사이에 대구대 사범대 교수로 있는 큰 아들 인환과 양평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 중인 둘째 아들 창환이 있다. 내일 아침에는 대구로 가야겠다. 멀리 떠나신 선생님을 마지막으로 보내기 위해 말이다.

특수교육자 김동극 선생 5월 28일(수) 아침 3시 별세 ,
영안실 대구파티마병원(동대구역 인근) 특402호실
ㆍ발인 5/30 오전 .
장지: 영주시 안정면 용산1리 고촌 건네 선영
ㆍ5/30 14:00  도착 하관 예정. 
장남 김인환 대구대 교수, 차남 김창환 양평고 교사
#한국특수교육의 개척자이신 김동극 선생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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榴林 김수종입니다. 사람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으며, 간혹 독후감(서평), 여행기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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