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경남 거창 수승대
곽동운
많이 먹자! 에너지를 비축하자!자신만의 페이스(pace)라는 게 있다. 이런 페이스 조절법의 근원에는 '에너지 30% 비축론'이 자리 잡고 있다. 에너지 30% 비축론이란 산행이나 트레킹 시, 항상 자신의 체내 에너지를 30% 이상 남겨두어야 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제시된 이론이다. 비상 상황이라고 해도 체력이 남아 있으면 훨씬 더 생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산행 중에 자신의 에너지를, 더군다나 30%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계량화하여 보유한다는 것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실 분들도 있을 것이다. 사실 필자도 아직까지 에너지 30% 비축론을 제대로 체화 시키지 못했다. 어쩌면 탈진하지 않고 안전하게 산행을 종료하다면, 에너지 30% 비축론 같은 '스포츠 의학'은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럼 적정 에너지를 유지하며 안전하게 산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자주 먹어주라는 것이다. 등산, 그것도 여름 등산은 에너지 소모가 엄청난 아웃도어 활동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등산 시에 취식을 많이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산에서는 적당히 먹고, 하산해서 배불리 먹겠다는 심산이다. 이런 방식은 좋지 않다. 산에서는 잘 먹고, 하산해서는 덜 먹어야 한다. 그래야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고, 운동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그럼 여름 산행 시의 행동식은 무엇이 좋을까? 평상시의 산행에서는 초콜릿이나 김밥 같은 것들을 많이 드실 것이다. 그런데 여름에는 초콜릿은 녹기 쉽고, 김밥은 상하기 쉽다. 여름 산행에는 초콜릿보다는 영양바가 더 낫다. 녹지 않기 때문이다. 단 시간에 취식한다면 김밥을 드시는 것도 상관없지만 식중독이 염려된다면 드시지 않는 것이 좋다. 아쉬운 대로 곡물로 만든 쿠키 같은 것들로 탄수화물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도 있다.
한편 맥주 안주로 쓰이는 아몬드, 건포도, 호두 등도 훌륭한 행동식이다. 보관이 간편한데다 영양가도 높아 행동식으로 '딱'이다. 하지만 이것들을 드시다 맥주 생각이 간절해질지 모른다. 아무리 시원한 맥주가 눈앞에 아른거려도 음주는 하지 마시라. 산행 사고의 대부분은 음주와 관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