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특급반성'... "낮은자세로 고객 섬기겠다"

'안티 현대' 고품질로 승부... 고객만족 최우선, '국민기업' 변신 '지켜봐 달라'

등록 2014.06.24 18:56수정 2014.06.2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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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충호 현대차 사장이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그랜저 디젤모델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이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그랜저 디젤모델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정영창


지난 5월 29일 부산국제모터쇼 언론 초청행사가 열린 벡스코 전시장. 내외신 기자 수백 명이 현대자동차 부스에 몰려들었다.

전시장은 대형 음악콘서트 공연장과 흡사했고, 취재열기로 가득찬 기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여기저기에 터지는 카메라 불빛. 기자들은 '아이돌 그룹'에 열광하는 광팬과 같았다. 어두컴컴한 현대차 부스는 긴장감이 흘렀다. 잠시 후 화려한 조명이 중앙홀을 비쳤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이다. 비장한 모습이었다.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지만 담담해 보였다.

"현대차는 보다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며 많이 고민했고, (고객들의) 소중한 의견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이날 수백 명의 기자들 앞에서 '특급 반성'을 했다. 현대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현대차 스스로에게 따끔한 '회초리'를 들겠다고 했다.

또 고객과의 스킨십을 진정성 있게 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현대차가 시장에서 요구하는 변화의 목소리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겸손하고 낮는 자세로 사랑받는 기업 거듭 나겠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

현대차가 모터쇼와 같은 큰 행사에서 신차(그랜저 디젤과 AG)를 소개하기에 앞서 이 같은 '특급 반성'을 먼저 발표한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해외보다는 국내에서 저평가 받고 있는 현대차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실 글로벌시장서 잘나가는 현대차지만, 유독 안방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내수와 수출용 모델의 가격과 품질 차별, 에어백 품질문제 등 크고 작은 일들로 인해 현대차를 힘들게 하고 있다 특히 '안티 현대차'에 대한 네티즌과 소비자들의 비난은 갈수록 험하고 무서울 정도다.

김충호 사장은 "고객들이 보내준 격려와 성원만큼 (현대차도) 고객에게 잘하고 있는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며 "고객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기본'이라는 단어를 대입시켜 엄격한 잣대로 스스로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이어 "말과 행동으로 실천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본으로부터 혁신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a  현대차가 고객서비스 만족도를 위해 작년 12월3일 블루멤버스를 확대 개편했다. 사진은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 열린 비포서비스 장면.

현대차가 고객서비스 만족도를 위해 작년 12월3일 블루멤버스를 확대 개편했다. 사진은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 열린 비포서비스 장면. ⓒ 현대차 제공


"블루 멤버십 서비스 강화... 고객 만족도 높여"

현대차의 이 같은 고객을 향한 자성의 목소리는 이미 작년부터 진행해왔다. 고객만족을 위해 서비스를 강화한 '블루멤버스 포인트'가 바로 그것이다. 기존 고객이 자사의 새 차를 구매할 때 차 값을 최대 3% 할인해주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블루멤버스는 2007년부터 시행된 현대차 소유자를 위한 멤버십 서비스로, 현대차를 살 때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이를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한다. 지금까진 최초 신차 구매와 재구매의 경우에만 최대 15만 포인트(1포인트는 1원)를 제공하고 이를 현금 대신 쓸 수 있도록 해왔다.

현대차는 앞으로 차 구매 횟수에 따라 지급 포인트에 차등을 두기로 했다. 최초 구매 시에는 차량 가격의 0.7%를 받고, 2회 1.1%, 3회 1.5%, 4회 2.0%, 5회 2.5%, 6회 이상 3.0%를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다. 이번 개선안은 과거 현대차를 구매한 이력을 포함해 적용한다.

예컨대 아반떼를 처음 구입한 소비자는 차 값의 0.7%인 13만 포인트를 받고 두 번째로 쏘나타를 구입하면 차 값의 1.1%인 29만 포인트를 받는 식이다. 포인트는 차량 가격의 최대 3%, 대당 200만원 한도로 지급된다.

소비자는 이렇게 모은 포인트로 차 값을 할인받거나 블루멤버스 포인트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차량 수리와 자동차보험, 주유 서비스 등 차량 관리는 물론 외식과 쇼핑, 레저, 영화 등 여가생활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차종별로 한정됐던 혜택의 폭이 고객 편의 위주로 확대된 것이다. 포인트는 직계가족끼리 양도할 수도 있다.

특히 이 제도는 현대차 구매 고객은 물론, 법인이나 리스·렌트사, 그리고 리스·렌트사로부터 차량을 1년 이상 장기 임대한 법인과 개인 역시 블루멤버스 회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익명을 요하는 현대자동차 영업소 한 직원은 "작년 12월에 새롭게 확대 개편한 블루멤버스는 도입 이후 꾸준하게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이제도를 활용해 새차로 갈아타는 고객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블루멤버스 확대 이후 고객들이 느끼는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곽진 현대차 부사장은 "고객들을 세분화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한층 강화한 덕에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며 "앞으로 국산차만의 경쟁력으로 고객의 감성적인 만족도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와함께 고객을 위한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고객만족 최우선'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a  현대차는 최근  엑센트, i30, 벨로스터, 아반떼, 투싼 ix를 대상으로 '생애 첫차'로 구입하는 만 35세 고객에게 '첫차 구입 감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현대차는 최근 엑센트, i30, 벨로스터, 아반떼, 투싼 ix를 대상으로 '생애 첫차'로 구입하는 만 35세 고객에게 '첫차 구입 감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 현대차


생애 첫차 구입... 풍성한 서비스 혜택 '때 땡큐'

현대차는 최근 '첫차 구입 감사 프로그램'을 전격 도입했다. 대상은 엑센트, i30, 벨로스터, 아반떼, 투싼 ix를 '생애 첫차'로 구입하는 만 35세 고객이다.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차를 구매한 고객도 소급 적용된다.

현대차는 해당 차종을 첫차로 구매한 고객에게 카마스터(영업사원)의 감사 인사카드와 전화번호 안내 플레이트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형 USB(8Gb)를 '웰컴 패키지'로 제공한다.

또 출고 2개월 후부터(1~3월 출고 고객은 4월 출고 고객으로 간주) 6개월 간 현대차 직영 서비스 센터에서 범퍼를 교환할 수 있는 쿠폰도 함께 제공한다. 자기 부담금은 5만원(무광 컬러는10만원)이다. 첫차 고객이 경미한 접촉사고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첫차 구매 고객 중 현대차 블루멤버스 홈페이지(http://bluemembers.hyundai.com)를 통해 신청한 고객 500명을 6월부터 매월 추첨해 '홈비지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홈비지트 서비스에 당첨된 고객에게 서비스 주재원을 보내 AS와 차량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들려준다. '홈투홈 서비스' 2회권(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담당직원이 차량을 인수하고 수리한 후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다시 차량을 전달해 주는 서비스), 블루핸즈 공임 할인 1만 원권(차량 수리 및 경정비 시 사용 가 능), 순정부품 15% 할인 쿠폰(부품 교체 시 사용 가능)으로 구성된 바우처도 증정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첫차를 구입한 고객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려해 고객의 입장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도 차량을 구매해 주신 고객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고 보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남다른 각오가 여기저기서 엿보인다. 경영진이 팔을 겉어 붙이고 나설 정도로 의지가 거세다. 변화의 바람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부는 것이 좋다. 행여나 중간에서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초심으로 정한 겸손한 마음으로 고객을 섬기겠다는 자세가 변치 않기를 기대해 본다. 현대차의 미래를 위해서다.
덧붙이는 글 정영창 기자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 국장입니다. 이 기사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에도 실렸습니다.
#현대차 고객섬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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