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여전한 '외부세력' 논란

찬성측 "외부세력은 개입 말라" ... 반대측 "당신들이 평화 말할 자격 있나"

등록 2014.07.15 16:55수정 2014.07.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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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송전탑 공사 찬성 주민과 관변단체들이 "외부세력은 개입 말라"며 "평화로운 밀양을 희망한다"고 밝히자 반대 주민들은 "당신들이 '밀양의 평화'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따졌다.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를 벌이는 한국전력공사는 밀양 5개면에 총 69개의 철탑을 건설한다. 6․11 행정대집행으로 움막농성장이 강제 철거당했던 주민들은 새로운 농성장을 마련하고, 촛불집회 등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천주교 신부․수녀 200여 명은 14~15일 사이 1박2일 일정으로 용회마을 등에서 주민들의 일손을 돕고, 문화제를 열며, 음식을 나눠먹는 "갈릴래아에서 만나자-밀양 주민들과의 동상일몽"이란 제목의 행사를 열기도 했다.

찬성측 "외부세력은 더 이상 개입하지 말라"

 밀양송전탑 경과지마을 주민대표단, 밀양바로세우기 시민운동본부, 밀양송전탑 갈등해소 특별지원협의회는 15일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외부세력은 밀양 송전탑에 더 이상 개입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밀양송전탑 경과지마을 주민대표단, 밀양바로세우기 시민운동본부, 밀양송전탑 갈등해소 특별지원협의회는 15일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외부세력은 밀양 송전탑에 더 이상 개입하지 말라”고 주장했다.김상우

밀양송전탑 경과지마을 주민대표단, 밀양바로세우기 시민운동본부, 밀양송전탑 갈등해소 특별지원협의회는 15일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외부세력은 밀양 송전탑에 더 이상 개입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예부터 밀양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고장으로 평화로운 전원도시, 조상의 얼을 느낄 수 있는 역사와 문화의 도시로 자부심이 높았다"며 "송전탑 갈등이 마무리되고, 어서 빨리 모두가 살고 싶은 밀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밀양 송전탑 경과지 마을의 97%가 합의(30개 마을 중 29개 마을이 한전과 합의)하고 송전탑 공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시점에서 여전히 시골의 순진한 농심을 각종 사회운동의 동력으로 이용하고 있는 외부세력들은 어서 빨리 밀양을 떠나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송전탑 반대대책위, 종교단체, 정치권 등은 주민들 스스로가 마을 공동체의 화합을 이루고 그동안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더 이상 밀양송전탑 문제에 개입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일부 반대주민들께서도 마을 합의가 대부분 완료되었고, 공사도 마무리 단계로 가고 있는 점을 생각해서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식의 극단적인 투쟁을 그만두고 정겨웠던 우리 이웃으로 돌아와 줄 것"과 "밀양 주민들은 외부의 선전과 선동에 휘둘리지 말고 객관적이고 냉철한 인식을 갖고, 더욱 살기 좋은 도시 우리 밀양을 만드는데 모두의 지혜를 모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와 한전은 공사 시행에 있어 주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공사장 주변의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데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대측 "당신들이 평화를 말할 자격 있나"

 천주교 신부?수녀 200여명은 14~15일 사이 1박2일 일정으로 용회마을 등에서 주민들의 일손을 돕고, 문화제를 열며, 음식을 나눠먹는 “갈릴래아에서 만나자-밀양 주민들과의 동상일몽”이란 제목의 행사를 열었다.
천주교 신부?수녀 200여명은 14~15일 사이 1박2일 일정으로 용회마을 등에서 주민들의 일손을 돕고, 문화제를 열며, 음식을 나눠먹는 “갈릴래아에서 만나자-밀양 주민들과의 동상일몽”이란 제목의 행사를 열었다.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이에 대해 밀양765kV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와 밀양송전탑전국대책회의는 이날 논평을 통해 "당신들이 '밀양의 평화'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천주교 신부․수녀들의 행사와 관련해, 이들은 "경찰의 공권력 침탈로 지칠 대로 지친 주민들을 위로하고, 이 부당한 폭력에 대한 정의로운 해결을 기원하는 종교행사가 진행되는 그 시간에 이 부당한 폭력을 사실상 방조한 저들이 이 행사에 참석한 성직자들과 대책위 일꾼들을 '외부세력'으로 규정하고, '밀양을 떠나라' 하고, 감히 '밀양의 평화'를 운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화란 정의가 살아있는 상태이다. 그 자리에 참석한 이들이 과연 '밀양의 평화'를 운운할 자격이 있는 자들인가? 이른바 밀양 관변단체라는 곳은 무엇하는 사람들인가?"라며 "지난 1년 동안 틈만 나면 밀양 시내를 현수막으로 도배하던 그들의 실체는 무엇인가? 관변단체들은 그렇다면 밀양 송전탑 문제의 '내부세력'인가?"라고 덧붙였다.

송전탑 반대측은 "과연 누가 밀양 송전탑의 '외부세력'인가? 자신의 사생활을 반납하고, 자기 돈 들여 밀양으로 와 어르신들의 일손을 돕고, 함께 기도하고, 또 신변에 떨어질지도 모를 불이익을 감수하며 부당한 폭력에 맞서는 이들이 외부세력인가?"라며 "그들이 밀양으로 찾아드는 것은 이 사태가 너무나 부당하고 정의롭지 못하며, 폭력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97% 마을이 한전과 합의했다는 주장에 대해, 이들은 "그 97%의 합의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인지는 합의를 주도한 사람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과연 그것이 민주주의적 방식이며, 마을공동체의 전통적 질서를 존중한 것이었는지는 당사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감추어진 진실은 언제고 드러나기 마련이다"고 밝혔다.

송전탑 찬성측의 기자회견에 대해, 이들은 "조해진 국회의원실 보좌관과 한국전력 부장이 참석한 것은 깊은 유감"이라며 "그들은 특별지원협의회 위원 자격으로 왔다고 하겠으나, 기자회견을 누가 주도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평화란 정의가 살아있는 상태이다. 밀양의 평화를 지속적으로 깨뜨려왔고, 지금도 깨뜨리고 있는 것은 한국전력, 정부, 경찰, 관변단체, 그리고 일부 찬성측 주민대표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 바란다"며 "'외부세력' 논란은 정말로 지겹고 지겹다. 당신들은 '외부세력' 말고는 당최 건드릴 게 없는가?"라고 밝혔다.
#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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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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