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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현대차 판매직원 김아무개씨는 현대캐피탈의 일반할부 이자율이 적힌 표까지 보여줬다. 하지만 그는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했다. 그는 "현대에서 이달까지 행사하는 일부 차량은 현대캐피탈 쪽 이자율이 더 좋다"면서 "그 외 차량들은 신용카드로 사는 게 더 싸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카드회사에서) 고객에게 선수금에 따라서 0.8~1.0%까지 캐시백을 주니까 훨씬 이득"이라며 "소비자한테는 단 몇만 원이라도 싼 걸 권해드린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기자가 한 카드사에 요청해 카드결제와 일반할부를 통한 차량 구매비용을 비교해 봤다. 요즘 인기 있는 중형차인 쏘나타 엘에프(LF)의 경우 차량 가격이 2545만 원(2.0 CVVL, 스마트 하이패스 옵션)이다. 선수금으로 385만원을 내고, 나머지 2160만원을 36개월로 원금과 이자를 나눠낼 경우를 가정해 보자.
현대캐피탈을 이용할 경우 연 6.5%의 이자율으로 36개월동안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2383만원이다. 대신 카드사를 통한 복합할부의 경우 이보다 1%포인트 금리가 낮다. 따라서 신용카드사를 통할 경우 총비용은 2348만원이다. 게다가 선수금에 따라 카드사마다 정한 캐시백 할인까지 감안하면 소비자는 적게는 39만원에서 많게는 57만원까지 싸게 차를 구입할 수 있다.
카드사가 이처럼 할 수 있는 이유는 자동사 회사로부터 가맹점 수수료를 받기 때문이다.대체로 1.9%의 수수료를 받아서 할부이자 할인와 캐시백 등으로 사용한다. 카드사 입장에선 자사 매출 뿐 아니라 신규회원까지도 유치할수 있는 이점이 있다.
대신 기존 일반 할부의 경우 캐피탈사가 제조사에 차 값을 먼저 내고, 소비자는 원금과 이자를 이를 매달 갚는 구조다. 예를 들면 현대캐피탈이 현대기아차에 차 값을 내주고, 해당 소비자에게 일정 이자를 매겨서 되돌려 받아왔다. 이럴 경우 캐시백 등의 할인은 없었다.
점유율 떨어지자, 현대캐피탈과 현대차 "카드결제 폐지하라" 발끈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0년 삼성카드 등 카드사와 KB, 아주 등 중소 캐피탈사들이 제휴해 시작한 카드결제는 작년에 시장규모가 4조 5000억원대로 크게 증가했다. 이들이 시작할 당시엔 8000억원 규모였다.
이 기간중에 현대캐피탈의 자동차 할부금융 매출액은 3000억원 넘게 줄었다. 점유율도 지난 2011년 86.6%에서 74.7%로 떨어졌다. 현대캐피탈과 이들 카드회사 사이의 갈등이 시작된 것은 당연했다.
현대캐피탈쪽은 카드결제가 자동차사가 낸 가맹점 수수료로 카드사가 불합리하게 이득을 보는 상품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이 상품은 자동차 할부시장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카드사가 끼어서 수수료를 챙기는 비정상적인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 제조회사인 현대차 역시 불만이 커졌다. 신용카드 결제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현대차 입장에선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현대차 가맹점 수수료는 2010년 1100억원에서 작년 2000억원대로 증가했다.
결국 현대차는 지난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를 통해 정부에 카드결제상품을 폐지해달라는 건의까지 했다. 또 상품이 유지될 경우 특정카드사와 가맹점 계약 해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가 현대기아차를 살 때 일부 신용카드로는 결제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카드와 중소캐피탈사의 반박 "현대캐피탈의 횡포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