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이는 눈망을 똘똘하게 뜰 때도, 하픔을 입이 터져라 할 때도 귀엽습니다.
김학현
"우리 서준이는 무얼 해도 생애 첫 경험이네."
딸내미가 교회에 갔다 오더니 한 말입니다. 정말, 그러네요. 우리 서준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교회란 델 다녀왔거든요. 이 할애비가 목사이고 친가도 4대째 기독교 집안이니 나면서부터 예수 믿는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그려. 소위 모태신앙이란 거죠. 이 할애비도 모태신앙, 지 애미애비도 모태신앙, 서준이도 모태신앙, 모두가 '모태신앙', '못 해 신앙'입니다. 허허.
그런데 첫 교회 출석인 서준이가 '못 해 신앙'을 제대로 보여줬답니다. 모태신앙은 자수성가형 신앙인에 비해 열심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거든요. 뭐,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좀 그런 경향이 있다는 거죠. 모태신앙의 진수를 제 손자 서준이가 보여줬다는 얘기를 하려고 하는 거랍니다.
서준이의 첫 교회 출석... 축복기도를 하다태에서 꼬무락거리던 서준이가 세상에 나온 지 75일 만의 일인가요. 첫 교회 출석 말입니다. 유대인들은 낳은 지 8일 만에 할례를 받는 의식이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에게 할례를 행한 것이 전례가 되어 아이를 낳으면 회당에 가서 할례를 받습니다.
쉽게 말하면, 성기의 일부를 도려내는 의식입니다. 초기 동방 기독교에서도 행해지긴 했지만 바울이 금한 후 기독교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은 제도입니다. 대신 세례가 있죠. 우리 서준이가 유대인들의 할례에 해당하는 세례를 받으려면 딸내미 내외가 나가는 교회에 가서 받아야겠지요.
오늘날 기독교의 유아세례는 부모가 잘 믿으면 아이에게 세례를 베푸는 제도가 있습니다. 세례와는 좀 다른 의미에서 저는 교회에 첫 출석하는 아이들에게 축복기도를 해준답니다. 세상에 나온 것도 축복받을 일입니다. 앞으로 살아갈 길도 축복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늘 그래왔듯이 제 손자인 서준이에게 목사인 제가 축복기도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