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해변 풍경
변종만
직포에서 1.8㎞ 지점에 있는 매봉전망대 주변이 3코스 최고의 조망지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금오도의 경치가 참 예쁘다. 발 아래로 내려다본 바다는 비취색 물빛이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인다. 비렁길은 숲으로 이뤄진 금오도의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산책로다. 비렁길 3코스(직포~학동 구간)에서 올해 7월 완공된 출렁다리를 만난다.
길이 42.6m, 폭 2m의 출렁다리는 갠자굴통 협곡 위에 있어 수려한 경관과 해안절경을 조망할 수 있다. 강화유리로 시공한 다리의 바닥을 내려다보며 아찔한 벼랑의 절경을 체험하는 맛도 새롭다. 비렁길에는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잘 설치돼 있어 길 찾기가 어렵지 않다. 해변에 펼쳐진 비렁에 눈길을 주다보면 4코스가 시작되는 학동해변에 도착한다. 해변의 가게에 붙어있는 '학동 한접시 쉼터'라는 간판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금오도 서쪽 해안가를 따라서 이어진 비렁길은 섬 주민들이 땔감을 주우러 다니거나 낚시하러 바다로 나가던 길을 되살린 섬사람들의 고된 인생을 품은 길이다. 걸음을 재촉하면 하루 안에 전부 둘러볼 수 있지만 자연을 만끽하며 여유를 누리려면 거리상 1박2일이 적당하다. 또한 일반인은 이정표에 안내된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도 계산해야 한다.
해안 절벽으로 연결된 길을 오르내리는 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부지런히 걸었는데도 4코스를 걷기 전에 약속된 시간상 5코스는 들를 수 없다는 걸 알았다. 4코스에도 조망이 좋은 곳이 많다. 특히 사다리통전망대와 온금동전망대에서 주변을 바라보면 바다로 길게 발을 담근 해안절벽이 길게 이어지며 멋진 풍경을 만든다. 편안한 산길에서 두꺼비를 닮은 바위도 만나고 청주에서 왔다는 어르신 부부도 만났다.
여행을 하다보면 가끔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골치가 아프고, 때로는 계획에 없던 일이 행복을 한아름 안겨주기도 한다. 욕심을 내려놓으면 모든 게 자유롭고 편하다. 5코스 트레킹을 포기하고 심포의 간이 주막에 눌러 앉아 막걸리를 마셨다. 섬사람들의 순박한 인심을 누가 모를까만 자연과 동화된 인심으로 정을 주는 민박집 주막 아줌마가 막걸리 몇 잔 더 마시게 했다.
즐기는 여행일수록 마무리가 중요하다. 모든 일행이 시간에 쫓기며 3시 20분경 심포에서 여천항까지 관광버스 한 대로 이동한다. 4시 42분경 신기선착장에 도착해 싱싱한 회를 안주로 진하게 뒤풀이를 했다.
여행이 뭐 별건가? 멋진 풍경이 바짓가랑이 잡고 늘어지면 못이기는 척 같이 어울리며 즐겁게 보낸 하루였다. 아침에 왔던 대로 순천완주고속도로 오수휴게소와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에 들르며 10시 10분경 청주에 도착할 때까지 이번 여행을 하나, 둘 마무리했다. 청주행복산악회원들과 같이 해서 마냥 즐겁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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