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후에도 유병언 관계사에 수십억 대출"

[국감-정무위] 여야, 국책 금융공기업 세월호 부실대출 질타

등록 2014.10.21 21:30수정 2014.10.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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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대회의실.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등 국책 금융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이들 금융기관을 상대로 세월호 관련 대출 부실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산업은행이 2012년 청해진해운에 세월호를 담보로 100억을 대출해줬는데 납득이 안 간다"며 "매출액 감소에 대한 원인을 해결하지 못해 론모니터링(재정상태 악화로 인한 은행 내부경고)까지 발령됐는데 어떻게 그렇게 큰 돈을 빌려줄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론모니터링은 매출이 감소하면 자동 발생되는 것"이라며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고 해서 대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거가대교 완공으로 일시적으로 매출이 감소했고 제주 노선 취항으로 관광객이 많아져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답했다.

이어 이 의원이 "세월호에 대한 대출이 이뤄진 후 넉 달이나 지나서야 담보 감정평가가 이뤄졌다"고 지적하자 홍 회장은 "관행에 따른 것"이라며 발끈하기도 했다.

홍 회장은 "선박의 경우 배 값을 미리 지불하지 않으면 수주 등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통상 다른 선박에 대한 대출도 같은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다소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이에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은 "관행이라도 잘못된 것 같다"며 "결국 대출을 받아가는 쪽의 편의를 봐주는 관행"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유 의원은 "선박 검수와 운행 가능 여부를 점검한 뒤 대출 여부를 결정했다면 부실 대출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은행, 천해지에 세월호 참사 일주일 전에도 39억 대출


한편 청해진해운 이외에 천해지 등 다른 관계사들에 대한 부실 대출 지적도 이어졌다.

이학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천해지는 다판다, 세모 등 유병언 일가가 보유한 기업인데도 산은에서 대출심사를 할 때 계열사와 주요 주주에 대해 전혀 점검하지 않았다"고 따져 물었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도 "기업은행 역시 천해지에 지난 6월까지 154억 원을 대출했다"며 "세월호 사건 일주일 전에도 천해지에 39억 원을 대출했고 사고 일주일 후에도 유병언 일가와 관계사 등에 대출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천해지가 담보로 제공한 물건의 감정액은 134억 원이지만 222억 원의 담보를 인정했다"며 "담보금액이 굉장히 적은데 어떻게 높은 신용평가를 받을 수 있었냐"고 반문했다.

같은 당의 김종훈 의원도 "천해지는 이미 6월 17일부터 연체가 발생해 지난 6월 20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기업은행은 98억8000만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 행장은 "천해지는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로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생각했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천해지에 현재 대출채권을 매각해 135억 원을 회수하고 19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신중하게 대출을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홍기택 #산업은행 #권선주 #기업은행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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