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성 목사 특강 프레젠테이션에 사용된 자료.
최병성
"스테인리스 숟가락은 3번을 내리쳤는데도 휘어지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시멘트 숟가락은 한 번에 산산조각 났고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어요. 앞에 있던 사람들은 먼지 때문에 입을 틀어막았습니다. 그 전까지 옆에서 '용출' 어쩌고 저쩌구하던 사람들도 입을 다물었어요." 더군다나 방사능에 오염된 쓰레기로 만든 시멘트 벽에서 인체에 유해한 방사능까지 뿜어져 나온다면? 그는 또 가방을 뒤적였다. 이번에는 2500원짜리 담배였다.
"저, 오늘 이거 샀어요.""요즘, 속이 탑니까? 시멘트 재벌들이 또 소송을 걸었어요?""아뇨. 내가 피우려고 산 게 아니라 강의 때…."그가 거리의 목사를 자처한 까닭얼마 전까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4대강 곳곳에 생명의 십자가를 꽂고 다녔던 최병성 목사. 그는 항상 이런 식이다. 사전 준비가 철저했다. 기사는 치밀했다. 결정적으로 이런 과정을 즐겼다.
그가 쓴 4대강 기사는 매번 수십 만의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고, 수십 만 원의 '자발적 구독료'가 붙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오세훈 전 서울시장, 그리고 4대강 사업을 추종했던 학자를 실명비판 했지만 소송 한 건 걸리지 않을 정도로 철저한 기사를 써서 직업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런 그를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 기회가 생기면 나는 '1인 미디어' '1인 시민기자'가 아닌 '1인 군대'라고 말하곤 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엔 시멘트 숟가락과 담배 한 갑을 들고 웃으면서 지난 21일 <오마이뉴스> 상암동 본사에 나타났다. 시민기자이자 10만인클럽 회원이기도 한 그가 제89회 10만인특강 강사로 나선 것이다. 강의명은 '아파트가 위험하다'. 그가 최근 '10만인 리포트'로 연재하기 시작한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의 주제인 쓰레기 시멘트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