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강산 "부정선거 폭로, 학생회장 후보 됐다면 안했다"

2013년 고려대 총학생회 선거, 조직적 부정 확인... 폭로 계기 놓고 '논란'

등록 2014.11.04 20:12수정 2014.11.0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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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5일 오전 10시 51분]
신강산 "차기 선거 정후보 됐다면 폭로 안했을 것"

지난 4일 오후 7시 30분경 개회한 고려대학교 임시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는 5일 오전까지 이어진 격론 끝에 현 47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단(최종운·이나영)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다. 지난 부정선거에는 박종찬 45대 총학생회장, 황순영 46대 총학생회장, 최종운 47대 총학생회장 등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신강산씨가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내부고발이 "선거 출마용이 아니다"라고 말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다. 임시 중운위에 참석한 신강산씨는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경, "(차기 고대공감대 선거본부의 총학생회) 정후보가 됐다면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실토했다.

또 신강산씨는 부정선거 관련 정보를 가지고 몇몇 학생과 협상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강산씨는 지난 10월 차기 선거를 준비한다고 알려진 서재우 공과대학 학생회장, 강민구 전 의예과 학생회장 등과 접촉해 내부고발 관련 정보를 흘리며 정후보 자리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최종운 47대 총학생회장이 제3자를 통해 신강산씨에게 입막음을 시도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5일 오전 1시경, 당초 인터뷰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신강산씨는 "딜의 의미를 잘못 이해했다"라며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해서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1신: 4일 오후 8시 12분]
고려대 총학생회 2013년 선거, 조직적 부정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고대공감대'가 2013년 치러진 47대 총학생회장단 선거에서 부정을 저질렀던 사실이 드러났다. 중립을 지켜야 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특정 후보와 연락하고, 규정 이상의 홍보물 인쇄를 지시한 것이다. 선거운동본부 차원에서 메신저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투표를 독려한 정황도 포착됐다.


총학생회장단은 2일 오후 7시에 열린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인정했으며, 4일 추가로 개최된 중운위에서 총학생회장단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된 상태다.(관련기사 : 고려대 총학 선거 2주 앞두고... '부정선거' 내부고발)

'고대공감대'의 부정선거 사실은 2013년 총학생회장단 선거에서 '고대공감대' 선본의 선거운동본부장이었던 신강산(25)씨가 2일 오후 1시에 자신의 페이스북과 고려대 인터넷 커뮤니티 '고파스'에 올린 고발글을 통해 알려졌다. 자신이 몸담은 조직의 비리를 고발하게 된 배경을 알기 위해 신강산씨를 4일 오후 고려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총학생회 사람들과 가까운 위치... 심적으로 힘들었다"

 신강산 학생의 내부고발 원문
신강산 학생의 내부고발 원문페이스북 갈무리

- '고대공감대'의 부정선거를 어떻게 알게 되었나.
"지난 선거운동 당시에 최종운 후보(현재 총학생회장)가 로그아웃을 하지 않은 SNS(마이피플) 채팅방을 우연히 열람하게 됐다. 거기서 황순영 중앙선관위장(46대 총학생회장)이 '고대공감대' 선본 후보자들과 홍보물을 추가 인쇄할 것을 논의하는 것을 보았다. 이외에 불법 투표 독려나 박종찬 전 중앙선관위장(45대 총학생회장)의 중립 의무 위반 의혹 등은 내가 속한 채팅방에서 일어난 일이다."

- 이미 선거 당시에 부정 사실을 알고도 바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얘긴데.
"선거운동본부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었다. 이전(2013년, 46대) 총학생회에서 정책국장으로 일했기 때문에 '고대공감대' 사람들과 가까운 위치에 있기도 했다. 그래서 바로 공개하지 못했다."

- 그럼 지금에 와서 고발을 결심한 이유는 뭔가.
"공개를 해야 한다고는 계속 생각했다. 올해 상반기 내내 이 사실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내년 총학생회장단 선거에 나가려는 생각이 있어서 공개를 하기가 애매했다. 생각을 해본 결과 선거에 나가는 것과 사실을 고발하는 것을 병행할 수는 없겠다 싶었다. 시기는 일부러 조정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

- 총학생회장단 선거 출마를 위해 부정선거 사실을 이용하려 했다는 의혹이 있다.
"절대 사실이 아니다. 올해 총학생회 신홍규 정책국장과 다음 선거 후보 자리에 관한 딜(타협)을 고민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딜을 하지는 않았다."

"고발 전 총학생회에 예고... 스스로 반성하길 바랐다"

 투표 독려를 모의한 대화
투표 독려를 모의한 대화신강산

- 그렇다면 내년 선거에 출마할 사람들과 만난 것은 왜인가.
"선거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준비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만난다. 나도 그 일환이었다. 두 명을 만났는데 한 명과는 부정선거에 대해 일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고, 나머지 한 명에게는 사실을 알리긴 했지만 그 사안을 가지고 후보 자리를 딜 하진 않았다."

- 고발을 앞두고 총학생회 측에 미리 예고를 했는데.
"총학생회장단이 스스로 반성하길 바랐다. '내가 3일 뒤에 이 사실을 공개할 텐데 그 전에 잘못을 인정하는 게 맞지 않겠냐'고 말했다. 총학이 시간을 더 달라고 해 결과적으론 5일의 간격이 있었다. 만약 총학이 스스로 공개할 의사가 있었으면 그 뒤에 내가 가진 자료들과 함께 추가 공개를 했을 것이다. 관련 캡처 등의 자료는 나만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 밝힌 사실 외에 추가적으로 말할 것은 없나.
"없다."

- 앞으로 이 사안이 어떻게 처리되었으면 하나.
"회장단에 대한 처벌 수위 같은 문제는 내가 언급할 사안은 아니다. 중운위의 결정과 학우들의 의견을 모아서 해결하면 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중운위에 아쉬운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내가 제기한 의혹을 당사자의 해명만 듣고 끝낸 것이다. 박종찬 전 중앙선관위장에 대한 의혹이 그의 해명을 듣는 것으로 끝나 버렸다. 두 번째 아쉬운 점은 내가 후보직을 두고 딜을 했는지의 여부에 과도하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덧붙이는 글 조해영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통신원입니다.
#신강산 #고려대 #부정 선거 #고대공감대 #고려대 총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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