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에 설립된 서비스에이스는 임신하면 퇴사하는 직원들을 붙잡기 위해 1년 만에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서비스에이스
현재 직장내 어린이집을 설치한 기업은 극소수다. 2013 보건복지부 보육통계에 따르면 전체 어린이집 4만3770개 중 직장어린이집은 619개소로 전체의 1.41%에 불과하다. 보육아동 수는 34479명으로 전체 2.32%수준이다.
물론 많은 이윤을 내야하고 생산 효율을 위해 씨름하는 기업들에게 워킹맘을 위한 경영은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조건 속에서도 일하는 엄마들을 위한 보육 정책, 유연근무제 등을 실천해온 기업들도 있다.
고객상담 업무를 하는 '서비스에이스'(SK텔레콤 고객서비스 자회사)는 구로구에 있는 본사 내에 '하람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2010년 7월에 설립된 이 회사는 임신하면 퇴사하는 직원들을 붙잡기 위해 1년 만에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전수영 HR팀 매니저는 "조직원들의 80%이상이 여성인데 임신을 하면 퇴사로 이어지니까 우수구성원들을 잃지 않기 위해 어린이집을 만들었다"며 "사내에 어린이집이 있으면 아이가 아플 때 같이 있을 수 있어 워킹맘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육아휴직 뒤에 복직을 하면 아이와 갑자기 떨어져야 하는데 아이와의 시간을 더 주기 위해 4시간~6시간의 시간선택근무를 하도록 배려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의 전체 직원은 4300명 정도로 본사에는 1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본사 직원이 아니더라도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어린이집은 49명 정원으로 평균 2.5대 1 정도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또한 점심시간을 이용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놀이방과 수유실도 마련했다.
'로레알코리아'도 워킹맘들을 위한 기업 문화를 인정받고 있다. 로레알코리아는 정규직 직원 1430여명 중 여성이 88%(2013년 기준)에 이른다.
16년간 로레알코리아에서 근무한 김아무개(42)씨는 "13살짜리 딸아이가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는 점을 발견하고 회사에서 지원하는 '행복찾기 프로그램'을 이용해 치료했다"며 "아이의 건강을 놓칠 수 있는 바쁜 워킹맘들에게는 너무나 유용한 제도"라고 말했다.
로레알코리아는 직원과 직원 가족들을 위해 종합상담지원 프로그램인 '행복찾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있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각종 스트레스와 개인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 회사가 그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 상담 및 교육 프로그램이다.
송지영 로레알코리아 홍보실 과장은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원들이 자녀들의 심리, 성격 검사와 상담까지 받을 수 있어 직원들의 반응이 좋다"면서 "프라이버시를 위해 직원들의 상담내용과 프로필은 철저하게 비밀 보장되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팀에서 회사로는 전혀 보고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정규직도 육아 휴직 눈치 보지 않도록 기업 문화 필요"항공사 여객 서비스 위탁수행 및 운항관리 지원 업무를 하는 기업 '에어코리아'는 임신을 한 직원에게 임부복 유니폼이 따로 마련된다. 임신을 한 직원에게는 연장근무, 오후근무 등을 배제시키는 등 임산부에게 배려하는 기업 문화가 자리잡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임산부들의 근무 시간을 2시간 이내로 단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물론 급여는 같다.
워킹맘들을 위해 2011년부터 시간선택제 근무도 운영되고 있다. 임신한 직원이 업무 시간과 업무 시작 종료 등 근무형태를 정하는 것으로 임금과 복리후생 등에서 전일제 근무자와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법정 출산 휴가 90일과 육아휴직 1년을 보장한다. 그러나 워킹맘들이 이 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이유는 두가지다. 공백으로 인한 업무 차질, 그리고 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에어코리아는 육아 휴직 시 빈자리는 기존의 직원들로 대체된다. 업무 특성상 빈자리를 대체 할 수 있는 기존 인력이 많기때문에 휴직을 낼 때 눈치 보는 일이 없다. 육아 휴직을 내는 사람 대신 새로운 인력을 뽑기 보다 그 직원이 일터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지원해주는 문화인 것. 또한 육아 휴직을 한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회사에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웹메일 게시판'을 운영한다. 회사 정보뿐 아니라 육아정보, 육아용품 교환 등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직원들을 위한 공간인 셈이다.
김태현 성신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는 워킹맘이 늘고 있는 동시에 경력단절현상과 저출산도 동시에 증가하는 기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기업에서도 육아휴직 제도 등을 갖췄지만 제대로 안 지켜지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여성들이 기업에서 평등하게 일하고 눈치보지 않고 양육을 할 수 있는 문화, 그리고 가정에서도 남자와 양육, 가사분담을 나누는 문화가 자리잡지 않으면 워킹맘들은 계속 고통받을 것"이라며 "특히 정부에서 여성들을 위한 규직이나 시간선택제 근무를 확충하겠다고 하는데, 우선 비정규직들도 육아와 휴직에서 눈치보지 않도록 하고, 정규직과 같은 복지 혜택을 주는 등 질적 개선에 신경써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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