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강제해산은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사법 살인"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성명... 천주교 단체,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 이어져

등록 2014.12.23 19:05수정 2014.12.23 19:05
1
원고료로 응원
헌법재판소(헌재)의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23일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아래 경남시민연대)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사법살인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19일 헌재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한 것에 대해, 이들은 "이날은 박근혜 정부가 당선된지 2주년이 되는 날이다"며 "이날 박근혜 정부는 헌재로부터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을지는 몰라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에 있어서는 치유될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긴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a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결정과 관련해, 경남지역 야권 인사들은 22일 오후 전교조 경남지부 강당에서 모여 "부활하라 민주주의여"라는 제목으로 '민주수호를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결정과 관련해, 경남지역 야권 인사들은 22일 오후 전교조 경남지부 강당에서 모여 "부활하라 민주주의여"라는 제목으로 '민주수호를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 윤성효


경남시민연대는 "결코 동의할 수 없으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치명상을 입힌 헌법재판소와 통합진보당 해산을 청구한 박근혜 정부를 규탄한다"며 "민주적 기본질서와 헌법정신을 부정한 헌재라면 존재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헌재의 이번 결정을 통해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자동으로 자격이 상실되고 말았는데, 이는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에 의해 임명된 헌법재판관들이 국민의 직접적인 권리행사를 통해 당선된 국회의원들을 정치적 판단에 의해 심판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면서 과연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인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강조했다.

경남시민연대는 "박근혜 정부의 강제해산 청구와 이를 받아 안은 헌재의 결정으로 인해 민주주의를 향해 흘린 피와 땀이 빛을 잃었으며, 다시 한 번 권력의 폭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는 작금의 현실에 절망감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헌재의 이번 결정에 대해 규탄하고, 이런 결정을 부추긴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다양성을 존중하고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가 침해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도전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땅은 살인 재판으로 가득하다"

한국천주교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와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도 이날 헌재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 땅은 살인 재판으로 가득하고 이 도성은 폭력으로 가득하다"(에제키엘 7,23)는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통일을 이야기해도, 자주를 이야기해도, 정의를 이야기해도, 평등을 이야기해도, 평화를 이야기해도, 그 어떤 이야기를 해도, 내가 한 말, 하려고 한 말이나 주장했던, 주장하고자 하는 생각이 혹시 '북한식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숨은 목적'과 겹치는 게 아닐까라는 괜한 걱정과 자기검열로 생각과 사상이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를 흘리며 고귀한 생명으로 어렵사리 일궈낸 우리의 민주주의가 과거 40년 전 독재시절로 회귀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깊은 절망감이 밀려온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이번 헌재의 결정은 하느님 나라의 '정의'와 '평등'이 구현되는 세상을 꿈꾸는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이 사회에서 올바른 양심의 목소리를 내면 '숨은 목적'이 불순하다며 언제든지 재갈을 물리고 박해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셈"이라며 "이는 한마디로 민주주의의 본질인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일당 독재에 대한 지배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고 규탄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2일 성명을 통해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과 국회의원 자격 박탈은 헌법을 거스른 판결"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억압'과 '퇴행'에 맞서 '저항'과 '진보'의 길을 묵묵히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통령과 권력기관은 일제히 판결에 맞춰 강경한 입장을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은 역사적 판결이라 칭송하였다"며 "진보정치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 정치적 억압과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역사의 발전을, 시대적 진보를 거스를 수는 없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4. 4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5. 5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