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m 거리에서 논병아리 2마리가 부부애를 자랑이라도 하듯 나란히 물살을 가르며 무리 속으로 가는 모습이 보였다.
김종신
30m 거리에서 논병아리 2마리가 부부애를 자랑이라도 하듯 나란히 물살을 가르며 무리 속으로 가는 모습이 보였다. 잠수를 잘해서 잠수함이라는 별명을 가진 논병아리는 텃새다.
'다리가 몸의 뒤쪽에 붙어있어 보행에 능숙하지 못할 뿐더러 날개 또한 작아서 나는 것도 보기에 시원찮아 보이지만 물속은 제 세상이다. 잠수하고 있을 때는 발을 사용하여 전진하며 목만 수면 위로 내놓고 잠망경처럼 주변을 살핀다.' (<우리 고장의 자연을 찾아서> 중에서)문득 초등학교 때 시절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때 걸어서 1시간여 거리인 이곳까지 전교생이 소풍을 왔다. 수풀 사이로 메추라기 알을 찾으면 보물을 찾은 듯 날아갈 듯 즐거웠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또한, 여름에는 이 근처에서 멱을 감고 놀았다. 멱감기가 지루해질 무렵이면 수풀을 뒤적이며 새알을 찾으러 다녔다. 그때면 절뚝거리며 나타난 새가 있었다. 그 새를 쫓느라 한참을 돌아다니다 보면 알 찾기는 잊어버리곤 했다.
지금에서야 그 새가 우리나라 하천, 논, 해안, 호수, 늪 등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여름 철새인 꼬마물떼새라는 것을 알았다. 꼬마물떼새는 알 근처에 사람이나 다른 침입자가 나타나면 부상당한 것처럼 다리를 절뚝거려 침입자를 유인해 새끼를 보호하는 자식 사랑이 매우 깊은 새이다.
부모되어서야 부모 마음을 안다고 했던가. 아이 셋을 키우면서 나 역시 부모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처지가 되었다. 여름 철새인 꼬마물떼새를 겨울인 지금 찾을 수야 없겠지만 설사 만난다 해도 이 마음은 전하고 싶다. 이제는 네 알을 가져갈 생각이 전혀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