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추위도 막지 못한 노후원전 폐쇄 목소리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 천안부터 부산, 울산까지 나부낀 탈핵희망의 깃발

등록 2015.02.09 11:26수정 2015.02.0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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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의 추위를 뚫고 탈핵희망의 불길을 당기는 탈핵희망 순례단 목천 독립기념관에서 출발하여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추위도 뚫고 천안시내로 달려온 초등학교생을 포함한 천안 탈핵도보순례단
혹한의 추위를 뚫고 탈핵희망의 불길을 당기는 탈핵희망 순례단목천 독립기념관에서 출발하여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추위도 뚫고 천안시내로 달려온 초등학교생을 포함한 천안 탈핵도보순례단김광철

체감온도 영하 20도, 실제 기온은 영하 11도이지만 바람이 워낙 심하게 부니 '살을 에는 추위'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8일 목천독립기념관에서 천안쌍룡동 성당에 이르는 구간을 걷기 위하여 전교조 충남지부 소속의 김지선 교사가 어린 자녀 둘을 데리고 참석했다. 그러며 나더러,

"아직 퇴직 안 하시고 학교에 남아 계세요?"
"허허, 그래요. 아직은 퇴직을 안 시켜주네요. 20년이 넘어야 연금 수혜를 받을 수 있어서 올 2월에야 겨우 그 시간을 겨우 채울 수 있어요."

전교조 활동 관련으로 해직되어, 복직한 지 이제 20년이 된다. 이렇게 '탈핵희망도보순례' 길에서 아는 후배 선생님을 만나다니... 우리 사는 세상이 그리 넓지 않음을 실감하며 다시 옷을 여미고 목도리도 질끈 동여맨다.

천안 남산중앙시장에서 벌이고 있는 탈핵 홍보 활동 추운 날씨에 재래 시장을 돌면서 장보러 나온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지를 나누어 주면서 왜 탈핵을 해야 하는지 선전활동을 하고 있는 순례단
천안 남산중앙시장에서 벌이고 있는 탈핵 홍보 활동추운 날씨에 재래 시장을 돌면서 장보러 나온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지를 나누어 주면서 왜 탈핵을 해야 하는지 선전활동을 하고 있는 순례단김광철

천안 시민들을 많이 만나기 위하여 '남산중앙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핵발전소 사고 막아야 한다'라는 홍보지를 가고 오는 시민들에게 열심히 나누어 준다. 날이 추워 다들 호주머니 속에 손을 집어 넣고 걷던 사람들도 "저희는 핵발전소 반대운동을 합니다", "함께 읽어 봐 주시겠어요" 하며 홍보지를 드리면 열에 여덟은 잘 받아가신다. 그러면서 "추운데 고생 많으십니다"라고 인사를 건네고 가는 분들도 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시장통을 누비는 탈핵희망도보순례단은 힘을 얻고 더 목청을 높이면서 열심히 탈핵희망 홍보지를 나누어 드린다. 인도에서 걸어가는데, 차도 쪽에서는 경찰차가 계속 따라 붙어서 순례단을 보호하고 길 안내를 해 준다.

길을 가다가 신호등에 막히면 잠시 멈춰서서 "탈핵만이 희망이다. 핵발전소 폐쇄하라", "불안해서 못살겠다, 노후원전 폐쇄하라", "수명 다한 월성1호기, 고리1호기 즉각 폐쇄하라", "원전 전기 없이도 자연에너지로 해결할 수 있다"는 구호를 외치면서 추위에 움츠러든 목소리를 가다듬어보기도 한다.

이날 순례길에는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과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회원, 충남 녹색당과 노동당 등의 당원들, 전교조 교사, 천안시민, 서울과 삼척, 밀양 등에서 온 삼척반핵투위 회원들, 초록교육연대 회원 등 20명 가까운 사람들이 함께 걸었다. 순례단을 이끌고 있는 강원대 성원기교수는 벌써 8일째 매일 걷고 있다.


"조치원에서 청주까지 걸어오면서 충북지역에서 24개 시민 환경 단체, 특히 천주교 정평위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함께 걸어주고, 잠자리, 식사 등 제공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그런 동력으로 6일 낮에는 청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도 성황리에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가 걷는다는 소식을 듣고 그동안 활동이 지지부진했던 시민단체들이 연대하여 함께 걸을 수 있었다고 고마워 하는 말을 들었다, 비록 우리 몸은 고달프지만 우리가 걷는 이 길이 많은 국민들에게 탈핵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게 하는구나 했다, 더구나 지역, 지역의 시민단체들을 결속시키는 부수 효과까지 있다는 것에 감격스럽다."

이번 탈핵순례에는 강원대 전병희 교수, 삼척의 박형순 사회복지사, 밀양의 배수철씨 등이 주축이 되어 계속 걷고 있다. 한편 부산과 울산에서도 '노후원전 폐쇄하라", "탈핵만이 희망이다"라는 울림이 널리 퍼졌다.


초량 이바구길을 걸으며 고리1호기 폐쇄를 외쳐 생명평화선교네트워크와 새날교회 등 신도들과 경성대 김해창교수, 부산 시민들이 모여 '노후원전 폐쇄'를 외치면서 15차 부산시민 행진을 이어갔다.
초량 이바구길을 걸으며 고리1호기 폐쇄를 외쳐생명평화선교네트워크와 새날교회 등 신도들과 경성대 김해창교수, 부산 시민들이 모여 '노후원전 폐쇄'를 외치면서 15차 부산시민 행진을 이어갔다.김광철

부산 '고리1호기 폐쇄를 위한 15차 시민 행진' 50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하여 부산 초량 이바구길을 걸으면서 '고리1호기 폐쇄' 등을 외쳤다.
부산 '고리1호기 폐쇄를 위한 15차 시민 행진'50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하여 부산 초량 이바구길을 걸으면서 '고리1호기 폐쇄' 등을 외쳤다.김광철

부산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경성대 김해창 교수가 중심이 되어 지금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3시간 정도 부산 시내를 걸으며 탈핵 행진을 하고 있다.

매주 걷기에 앞서서 탈핵 행진을 주관할 단체의 신청을 미리 받아 하고 있는데 이번 걷기에는 '생명평화 선교 네트워크'와 안하원 새날교회 담임 목사, 김해창 경성대 교수가 중심이 되어 5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3시간 동안 초량 이바구길을 걸었다.

교회에서 많이 참석을 해서 그런지 '고리지옥 탈핵 희망! 오래 오래 살고 싶다 나도! 믿음 교회!', '하늘 뜻이 이 땅 위에, 평화교회 한성국', '고리1호기는 선악과이며 바벨탑이다' 등의 피켓들이 많이 등장했다.

김옥이 고교 교사는 "부산은 참 아름답고 사람들 정도 많습니다. 이런 부산을 지키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핵발전을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고 인삿말을 했다. 김해창 교수는 "3월 10일 고리1호기폐쇄 부산범시민운동본부가 결성됩니다. 앞으로 보수, 진보를 떠나 고리원전문제에 관심을 갖고 부산시민들의 뜻을 모아간다면 반드시 고리1호기는 폐쇄해 낼 수 있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시민행진은 마무리가 되었다.

 
울산 호계역 앞에서의 탈핵 선전 활동 6차 탈핵소풍 행사를 열고, 수명 다한 '월성1호기 폐쇄하라' 등을 외치면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하였다.
울산 호계역 앞에서의 탈핵 선전 활동6차 탈핵소풍 행사를 열고, 수명 다한 '월성1호기 폐쇄하라' 등을 외치면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하였다.김광철

울산에서는 지난 1월부터 매주 토요일, 부산에서와 같이 탈핵에너지교수모임, 울산탈핵학교, 핵없는세상을위한울산행동, 전교조 등이 나서서 '탈핵소풍' 행사를 벌여 '수명다한 월성1호기 폐쇄', '고리1호기 폐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일(금) 탈핵소풍 6차 행사를 열었다. 오후 장날을 이용하여 시장보러 나온 호계역과 호계동 시민들을 대상으로 '수명 다한 월성1호기 폐쇄해야'라는 홍보 전단지를 나누어 주거나 길거리 서명을 받았다. 오후 7시에는 울산시민아이쿱 삼산공간에서 대만 탈핵활동가를 초청하여 강연을 듣고, 탈핵에 관련된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어서 7일 오후에는 호계역에서 제7차 탈핵소풍행사를 갖고 탈핵 희망 울산 시민 걷기 행사를 벌였다. 20여 명이 길을 걸으면서 시민들에게 '노후핵발전소 폐쇄하라', '핵발전소 가동하지 않아도 전기 부족하지 않다. 자연에너지로 대체하라'는 내용의 전단지를 나누어 주면서 탈핵과 노후원전 폐쇄를 요구하고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오는 2월 23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월성1호기에 가까이 있는 북구 호계동에서 울산시민들을 대상으로 '주민탈핵교실'을 열어서 '월성1호기, 고리1호기 폐쇄'를 위한 운동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울산 #부산 #천안 #탈핵희망 도보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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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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