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저녁 7시 전남 목포시 옛 도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오거리 지구정거장 카페 오즈(Oz’)’에서 열린 ‘리멤버(Remember) 0416 음악회’에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와 누나 아름씨가 이야기 손님으로 참석했다. 이날은 ‘세월호 인양촉구와 진실규명’을 위해 3보1배로 진도 팽목항을 출발한 지 22일째 되는 날이다.
이영주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산 저산 눈물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한계령 – 양희은>
노래 <한계령>의 가사는 누군가를 향해 읊조린다. 목포 지역에서 활동하는 '국도1호선 밴드'의 보컬 김나리씨가 <한계령>을 부르고 나자 한 여성이 '앵콜'을 외쳤다. 눈에는 눈물이 고인 채로.
<한계령>을 작사한 하덕규는 세상과 등지기 위해 한계령에 올랐다가 정덕수 시인의 '오색령'(한계령의 다른 이름)이라는 시에서 발췌해 이 가사를 썼다.
가사에서는 '울지마라 울지마라, 잊으라 잊으라' 했건만, 고 이승현(단원고)군의 누나 아름씨는 연신 눈물을 훔쳐냈다. 그렇게 눈물을 머금고 누군가를 부르듯 앵콜을 외쳤다.
목포서 열린 '리멤버(Remember) 0416 음악회'지난 16일 오후 7시 전남 목포시 옛 도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오거리 지구정거장 카페 오즈(Oz')'.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와 누나 아름씨가 '리멤버(Remember) 0416 음악회' 이야기 손님으로 참석했다. 카페 오즈를 운영하는 '함께평화협동조합 김영제 이사장은 "오즈는 지난해 문을 연 이후 매달 16일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리멤버(Remember) 0416 음악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 오기 전 승현군의 아버지와 누나는 대형트럭과 중장비들이 지나갈 때 만들어내는 흙먼지를 뒤집어쓰며, 삭막한 영암 대불산업단지 도로를 지나왔다. 지난 2월 24일 '세월호 인양촉구와 진실규명'을 위해 3보1배로 진도 팽목항을 출발한 지 22일째 되는 날이다.
이날 '리멤버(Remember) 0416 음악회'는 여느 때와 달랐다. 승현군의 아버지와 누나를 맞이하는 특별한 음악회였다. 행위예술가 한영애, 어쿠스틱 기타 듀오 2Km, 국도1호선 밴드, 뮤즈앙상블, 가수 Kuro등 여러 문화예술인들이 무대를 꾸몄다.
서울에서 온 어쿠스틱 기타 듀오 2Km는 지난 주말 '카페 오즈'에서 공연을 한 뒤, 이날 음악회를 위해 상경을 미루고 참여했다. 행위예술가 한영애씨는 한 걸음에 전주에서 목포로 달려왔다. 그녀는 이날 가슴에 품고 있는 아이들을 하늘로 보내는 과정을 연기했다. 승현군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눈물을 흘리던 한씨는 "승현군 아버지께 너무나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