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홍준표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은 졸속"

공무원노조 경남본부 성명 발표 ... "일선행정 업무폭탄, 협의과정 거치지 않아"

등록 2015.03.18 14:48수정 2015.03.18 14:48
0
원고료로 응원
홍준표 경남지사와 18개 시장군수들이 학교 무상급식 식품비 지원을 끊고 그 예산으로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을 벌이기로 한 가운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본부장 윤종갑, 아래 공무원노조경남본부)는 '졸속'이라며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공무원노조경남본부는 18일 "경남도는 졸속적인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a  학부모 6명이 경남도의회 2층 상황실(사진 오른쪽)에서 의장과 대화 재개 등을 요구하며 이틀째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18일 아침에 현관 입구에 경찰이 배치되어 있다.

학부모 6명이 경남도의회 2층 상황실(사진 오른쪽)에서 의장과 대화 재개 등을 요구하며 이틀째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18일 아침에 현관 입구에 경찰이 배치되어 있다. ⓒ 윤성효


경남도청은 도비(257억)와 시군비(386억)를 포함해 643억 원으로 서민자녀교육사업을 벌인다. 이 예산은 올해 학교 무상급식 지원비로 쓰여야 하는데, 경남도와 시군청이 이 사업으로 돌린 것이다. 경남도는 서민자녀의 학력격차 해소 등에 위해 이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고, 이미 지난 16일부터 읍면동사무소를 통해 신청서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경남도교육청은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을 교육청에서 하는 비슷한 사업도 있어 예산 중복투자라 지적했다. 한편 경남도의회에는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안'이 입법예고되어 있고, 오는 19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예정이다.

"의회 절차도 안 마쳤는데 신청접수라니"

공무원노조경남본부는 이 사업과 관련해 갖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이 사업과 관련한 경남도의회의 조례제정 등 행정 절차도 없이 3월 16일부터 신청 접수에 들어갔으며 이미 업무담당자 교육을 3월 11일 실시하는 등 민주적인 절차마저도 생략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교육의 주체인 경남도교육청과 학부모들과의 소통과정을 무시하고, 경남도교육청에서 기 집행중인 사업과 유사·중복되는 사업을 배치하여 학부모와 일선 학교, 시·군 행정현장에 혼란을 가중 시킬 뿐 아니라, 도민 혈세 낭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경남본부는 "경남도는 서민층 학생 중 10만 명을 선별해 무상급식 대신 교육경비를 지원하겠다고 한다"며 "경남의 학부모들은 이제 연 50만 원 내외의 교육 지원금을 받기 위해 복잡한 증빙서류를 챙겨 자신의 경제 상황을 공개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밝혔다.

일선 행정공무원들의 업무폭탄도 언급됐다. 이들은 "일선 시군 행정 일정은 안중에도 없이 일방 통보식 사업실행으로 일선현장은 업무폭탄을 예고하고 있다"며 "일선 시군 공무원들은 AI방역과 구제역, 산불감시에 더해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일임에도 명확한 대책 없이 단지 시군 인사부서와 형식적 협의만으로 사업을 집행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공무원노조경남본부는 "경남도청과 경남도교육청의 무상급식 관련 마찰은 도민들에게 국가행정의 민얼굴을 그대로 드러내 보인 것 같아 공무원의 입장에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안도 제시했다. 이들은 "이번 논란을 빨리 종식시키기 위해서 홍준표 도지사와 박종훈 도교육감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라"고 촉구했다.

공무원노조경남본부는 "도의회와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만 볼 것이 아니라 무상급식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한 중재에 나설 것"과,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법률이나 조례를 제·개정 할 것"을 촉구했다.
#공무원노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3. 3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4. 4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