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니 앨리스 릴레이 토크쇼에서 대화를 나누는 김수진과 김철의
이형석
연재를 결심하게 된 데에는 국내 최초의 민간 소극장인 삼일로창고극장과 대학로극장이 경영난 때문에 문을 닫는다는 우울한 소식도 한몫했다. '창조경제' '문화융성'이 국시라는 시대이다. 그런데 이처럼 역사적인 상징성을 갖는, 현대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한 가장 기본적인 공간도 보존을 못 하고 있다. 어떻게 고유한 우리 역사에 기반을 둔, 모든 삶의 형태소에서 우러나온 정서의 총합을 가꾸어 나간단 말인가?
이처럼 현실과 따로 노는 궤변적 문화정책에 연극계는 희생당하고 있다. 연극계 전반에 드리운 비관의 추를 조금이라도 긍정의 세계로 돌려놓고 싶은 간절함 때문에라도, 3일간의 일본 현지 취재는 단순한 개인적 체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기자는 한류를 정체성이 불분명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의심과 회의의 대상에 가깝다. 거품을 걷어내고 옥석을 추리지 않으면 우리의 시야를 왜곡한다. 한류라는 이 '문화 버블'은 앞으로 우리에게 예상치 못한 충격을 선사할 수도 있다. 중국 정부의 야심에 찬 역사찬탈 기획물인 동북공정은 하나의 예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우리 사회는 곳곳에서 균열을 넘어서는 도착적 징후가 드러나고 있다. 문화가 만병통치약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문화는 정제되지 않은 인간의 욕망을 순화·정화시킨다. 인간은 기계문명에 의해 대자연과 인위적으로 분리당했다. 문화를 통해 우리는 분리되었던 우주와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문화를 통해 영혼의 세계에 관심을 가지는 순간, 우리는 우주가 우리에게 은밀히 선사하는 그 가치를 붙잡을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날로그일 수밖에 없는 연극은, 그 시작점에서 우리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친구다.
인터뷰는 극단 골목길의 대표로서 타이니 앨리스에서 <만주전선>을 공연한 박근형 선생님과 니시무라 히로코 대표 그리고 한일 연극 가교의 실무 책임자이자 상징적 존재인 마정희씨를 축으로 극단 후암의 대표인 차현석 님과 각각 오사카와 동경에서 자이니치(在日)로 살아가며 연극운동을 하는 김철의 님과 김혜령 님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다.
부족하고 어설픈 점이 많지만, 어여쁘게 봐주시고 관심 가져 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다. 바다 건너에서 니시무라 히로코 선생님이 뿌린 씨앗이, 우리나라 대학로에서 거목으로 자라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기자의 영혼과 가슴이 선사하는 미래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인터뷰 연재 순서1. 박근형 극단 골목길 대표. <만주전선> 공연2. 니시무라 히로코 '타이니 앨리스' 대표3. 차현석 극단 후암 대표. <흑백다방> 공연4. 김철의 재일교포, 오사카 거주5. 김혜령 재일교포, 도쿄 거주6. 마정희 한일 연극 교류 코디네이터, 실무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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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융성'이 국시? 소극장 하나도 못 지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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