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들이 만든 '세월호 교실', 문을 열면...

인터넷으로 세월호 자료 공유... 카이스트는 관련 강의도 개설

등록 2015.04.16 18:10수정 2015.04.1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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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수업 자료를 인터넷에서 공유하려고 4월 16일 문을 연 '세월호 교실' 홈페이지
세월호 수업 자료를 인터넷에서 공유하려고 4월 16일 문을 연 '세월호 교실' 홈페이지 세월호교실

"세월호 진상 찾기는 학교 교실에서 출발한다."

4월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세월호 교실'이 문을 열었다. 대학과 고등학교에서 세월호 수업을 하는데 필요한 각종 자료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온라인 공간으로, 전국 대학교수와 학자, IT 개발자들이 1년 가까이 준비해 만들었다.  

세월호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미 ▲세월호, 누가 타고 있었나 ▲세월호, 교통사고인가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 ▲세월호와 한국사회 재난의 계보 ▲세월호가 남긴 말과 글-낭독과 토론 등 토론 자료 4건이 올라와 있다.

세월호 토론 수업 자료 공유... KAIST 대학원 강의도 개설

이 가운데 '세월호가 남긴 말과 글-낭독과 토론' 수업은 지난 15일 오후 대전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장영신 학생회관에서 실제 진행됐다. KAIST 학생, 대덕연구단지 연구원, 시민 등 '세월호를 읽다' 행사 참석자 150여 명은 이날 세월호 유가족 발언, 대통령 담화문, 교황이 유가족에서 보낸 편지, 손석희 앵커 멘트 등 세월호 사건에서 나온 주요 글들을 함께 읽고 토론했다.

세월호교실 편집위원회 소속으로 이번 행사를 진행한 전치형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세월호 사고 직후 기억하겠다, 잊지 않겠다는 얘기는 많이 나왔는데 교육 현장에서 끊임없이 얘기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게 됐다"면서 "첫 오프라인 행사였는데 예상보다 많은 이들이 참석해 엄숙한 분위기에서 지난 1년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이번 학기에 이윤정 교수와 함께 '위험사회와 재난연구'라는 강의도 처음 개설했다. 카이스트 학부생 14명이 참여하는 토론식 수업으로, 지난 3월 수업에선 3·11 일본 동북부 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다뤘고 4월엔 세월호 사고에 대해 2주에 걸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 교수는 "직접 강의를 개설해도 좋겠지만 선생님들이 각자 자기 분야에서 세월호 내용을 다룰 때 필요한 수업 자료와 보충 자료를 편하게 가져다 쓰게 하려고 세월호 교실을 만들었다"면서 "꼭 오프라인 수업이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세월호 포토에세이 쓰기', '세월호 기록물 낭독' 등을 혼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교실 편집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해 4월 29일 서울역 근처 한 모임에서 출발했다. 그 뿌리는 지난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당시 일본 학자들이 만든 'Teach 3.11'과 2014년 8월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발생한 인종 갈등 시위 당시 학자들이 만든 '퍼거슨 수업계획'에서 찾을 수 있다.


학자와 IT 개발자, 언론인 의기투합... "교실에서 토론해 보자"

 세월호 교실 첫 기획회의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해 4월 29일 서울역 근처에서 열렸다.사진은 그해 11월 22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서 열린 회의 장면
세월호 교실 첫 기획회의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해 4월 29일 서울역 근처에서 열렸다.사진은 그해 11월 22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서 열린 회의 장면세월호교실

편집위원회는 "세월호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가리려는 정치적, 사회적, 법률적 과정과 더불어 꼭 필요한 것은 이 사건의 '의미'를 이해하고 토론하려는 노력"이라면서 "세월호는 도대체 무슨 사건인가, 이 사건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 사건은 한국 사회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와 같은 질문들을 각 학교 교실이나 각 지역과 단체 모임에서 함께 토론해 보자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세월호 교실 편집위원회에는 가톨릭대, 계원예대, 서울대, 숙명여대, 포스텍, 한양대, 카이스트, 유니스트(UNIST 울산과학기술원) 등 여러 대학 교수들이 참여했고, KAIST 인문사회융합과학대학과 과학기술정책대학원이 후원했다.

마치 온라인 강의를 참여한 듯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웹사이트 디자인은 사회혁신워킹그룹 코즈앤컴퍼니(대표 고세진)에서 맡았고, 사진을 비롯한 각종 자료는 오마이뉴스, 한겨레, 중앙일보, 조선일보 등 주요 언론사와 노순택, 권우성 등 사진작가와 기자, 416가족협의회 등에서 제공했다.

세월호 교실은 앞으로 이용자들과 아이디어 교환을 통해 수업 모듈을 계속 업데이트해 나갈 예정이다. 세월호 교실은 웹사이트(http://teachsewol.org) 외에도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teachsewol)과 트위터 계정(https://twitter.com/teachsewol), 이메일(teachsewol@gmail.com)로도 서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
#세월호 교실 #세월호 참사 1주기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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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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