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무덤 위에 '서부청사 기공식'이라고?"

경남도, 7월 3일 기공식 ... 보건의료노조 '기공식 반대' 집회하기로

등록 2015.06.29 11:39수정 2015.06.29 11:39
0
원고료로 응원
경남도가 폐업한 진주의료원을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쓰기로 하고 '기공식'을 여는 가운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공공의료 파괴하는 기공식"이라며 "온몸으로 막겠다"고 밝혀 충돌이 예상된다.

경남도는 지난 16일 열려다가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영향으로 연기했던 '서부청사 기공식'을 오는 7월 3일 오후 4시 진주의료원에서 연다. 기공식에 앞서 이날 오후 3시부터 축하행사가 열린다.

a  2013년 홍준표 지사가 폐업한 진주의료원은 바깥에 울타리가 쳐져 있어 출입할 수 없다.

2013년 홍준표 지사가 폐업한 진주의료원은 바깥에 울타리가 쳐져 있어 출입할 수 없다. ⓒ 윤성효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주변에 보건의료노조 등 시민단체들이 걸어 놓았던 '진주의료원 재개원 펼침막'을 철거했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을 리모델링해 내년 상반기에 '서부청사'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 진주의료원 건물 바깥에는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다.

보건의료노조 "차라리 진주의료원을 국가에 헌납하라"

보건의료노조는 '서부청사 기공식'에 반대하고 나섰다. '경상남도진주의료원 주민투표운동본부'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6월 28일까지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 청구 서명운동'을 벌였고, 법적 요건인 숫자를 다 채웠다고 밝혔다.

주민투표운동본부는 조만간 취합한 서명자료를 경남도에 제출할 예정이다. 홍준표 지사는 지난해 말 "주민투표 성사 요건이 되더라도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힌 적이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는 29일 낸 자료를 통해 "진주의료원 리모델링 공사에는 161억 원이 투입된다"며 "161억 원이면 경남도가 진주의료원에 지원한 연평균 12억 원을 13년 이상 지원할 수 있는 액수"라고 밝혔다.


"홍준표 지사는 메르스와 같은 국가재난사태 앞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공공의료를 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공공병원 재개원의 싹을 잘라버리려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진주의료원이 폐업되지 않았다면, 사천 메르스 의심환자가 20km 밖에 안되는 가까운 진주의료원을 놔두고 120km나 떨어져 있는 먼 양산 부산대병원까지 가서 입원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중략) 홍준표 지사가 해야 할 일은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을 역사의 무덤 속에 묻어버리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가 아니라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에 대해 경남도민과 국민들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시 진주의료원의 문을 여는 것이다. 경남도청 서부청사는 진주의료원이 아닌 다른 곳에 짓거나 다른 건물을 활용하면 된다."

이들은 "폐업된 진주의료원을 되살리기 위해 2년 4개월 동안 싸워온 우리 보건의료노조는 진주의료원을 역사의 무덤 속에 매장하는 기공식을 결코 좌시할 수 없으며 온몸으로 막을 것"이라며 "7월 3일 전국 각지에서 진주의료원으로 총집결하여 서부청사 기공식을 규탄하고 온몸으로 막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도저히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할 의지나 자신이 없다면, 홍준표 지사는 유사시에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환자와 국가재난환자를 치료하는 지역거점병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차라리 진주의료원을 국가에 헌납하라"고 촉구했다.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경남도청 서부청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4. 4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5. 5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