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5일 감자를 닮은 두 남자가 화천 평화의 종에서 만났다(좌측 최문순 강원도자사, 우측 최문순 화천군수)
신광태
"나는 토종감자지만 최문순 화천군수는 개량감자입니다."
지난 6월 25일, 화천 평화의 댐에서 '6.25 기념행사'가 열렸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본인은 토종감자지만 최문순 화천군수는 개량 감자다'고 말했다.
지사와 화천군수는 이름이 같다. 한자(崔文洵)마저 똑같다. 물었다. '그렇다면 누가 더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느냐'고. 참석자 중 한 사람은 망설임 없이 '지사도 잘하지만, 군수가 좀 낫지' 라는 말을 한다. 화천군민인 듯했다.
"지사가 본인이 토종감자라고 한 것에 대해 난 반대."옆에 있던 동료직원의 말이다. 뭔 소린지 묻기도 전에 그는 말을 이었다. "토종감자는 원래 저렇게 안 생겼어. 통통하고 예쁘게 생겼지. 불량감자라면 모를까.(웃음)"
불량이든 개량이든 두 사람 모두 감자를 닮았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최문순 지사는 감자 같은 토속적인 이미지 메이킹을 통해 재선에 성공했다. 강원도를 누구나 찾고 싶은 고향 같은 이미지로 바꿨다. '감자 콘셉트'가 먹혔다는 평가다.
화천군수도 만만치 않다. 화천이 고향인 그는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부군수로 퇴직했다. 한 지역에서 35년여 기간을 공직으로 지냈으니 '어느 집에 젓가락이 몇 개나 되는지도 안다'고 할 정도로 정통하다. 지난해 70%가 넘는 득표로 당선됐다.
군 단위 지역에서 최 지사가 우세를 보인 지역은 화천군이 유일했다. 개중 '군수인 줄 알고 잘못 찍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사가 군수를 개량감자로 치켜세운 건 자신의 외모가 좀 딸리기 때문이란 후문도 있다.
감자밥, 쌀보다 감자가 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