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해수욕장
변종만
짐을 꾸려 숙소를 나오는데 갑자기 비를 뿌린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이고, 생각이 열려야 재미있다. 날씨와 상황에 맞춰 계획을 바꾸면 된다. 무창포를 거쳐 궁남지와 세종호수공원에 들르기로 했다.
음식이 맛깔스러운 황태 전문점에서 아침을 먹고 남포 방조제를 달려 죽도로 갔다. 죽도는 남포 방조제가 생기며 육지와 연결된 섬 아닌 섬이다. 한때는 관광 특구로 호텔을 비롯한 콘도미니엄과 해양 스포츠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고, 어종이 풍부해 낚시꾼들이 즐겨 찾던 곳이지만 2008년 5월 4일 갑자기 밀려온 파도에 인명 피해가 많이 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비 내리는 바다에 배들만 옹기종기 떠있어 을씨년스럽다.
죽도에서 10여 분이면 보령 8경 중 으뜸으로 꼽힐 만큼 일몰이 아름다운 무창포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무창포는 매월 음력 보름과 그믐을 전후한 3, 4일간 해변에서부터 석대도까지 폭 20여m, 길이 1.5km의 바닷길이 열린다. 현대판 모세의 기적, 신비의 바닷길로 불리는 바다 갈라짐은 썰물 때 주위보다 높은 해저 지형이 바닷물 위로 드러나는 것이다. 지난 6월 27일 개관한 무창포 타워에서 무창포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