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오일장오질장에서 안아름 장을 봐가는 손님, 손에 든 물건 하나하나가 정성이 들어있는 것이고, 또 정성의 손길이 더해지면서 사랑하는 이들에게 쓰임새 있게 사용될 것이다.
김민수
한 아주머니가 오일장에서 물건을 한아름 사가고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저 아주머니가 양 손에 들고가는 박스에 든 것이 무엇인지 안다.
모종가게에서 배추와 양배추, 상추모종을 살 때 함께 모종을 샀기 때문이다. 대략 배추모종 200개, 그 정도면 김장배추로 충분하다고 했다. "혼자서 그렇게 많이 해요?"라는 상인의 질문에 아주머니는 "아녀, 우리 새끼들 나눠줘야주. 그러려면 200포기는 필요해요" 하신다.
그러니까, 저 모종을 애지중지 키워내는 일도 일이겠지만, 배추를 거두고 김장을 하는 일까지 생각하면 보통 정성이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