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탄 맞은 증시 "또 터지면 '검은 월요일'"

중국 위안화 충격 더해 코스피 연중 최저치... 정부는 "북한 영향 제한적"

등록 2015.08.21 18:01수정 2015.08.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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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중국 경기 둔화에 북한의 포격 도발까지 겹치며 국내 증시가 패닉 장세를 연출한 21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38.48포인트(2.01%) 내린 1,876.07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5거래일 연속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 전날보다 29.66포인트(4.52%) 내린 627.05로 마감했다.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중국 경기 둔화에 북한의 포격 도발까지 겹치며 국내 증시가 패닉 장세를 연출한 21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38.48포인트(2.01%) 내린 1,876.07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5거래일 연속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 전날보다 29.66포인트(4.52%) 내린 627.05로 마감했다.연합뉴스

엎친 데 덮쳤다. 중국 위안화 가치 절하 충격에 이어 북한 포격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내 증시는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도 1200원 가까이 치솟았다. 정부는 "북한 포격이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낙관했지만 일부 금융 전문가들은 "추가 도발이 발생할 경우 금융 시장에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북한 포격 다음날인 21일 코스피는 2% 급락했고 코스닥은 4% 넘게 폭락했다. 국내 증시는 5일 연속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 연중 최저치... 원-달러 환율 1200원 근접

코스피는 이날 오전 장 개시와 동시에 1900선이 무너졌다. 결국 코스피는 이날 오후 전날보다 38.48포인트(2.01%) 내린 1876.07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장 중 한때 1850선까지 떨어졌지만, 기관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하락 폭을 줄였다.

코스닥 쪽 사정은 더 좋지 않았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9.66포인트(4.52%) 내린 627.05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가 종가 기준 63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장 중 한때 615.10까지 추락하며 하락률 6.34%를 기록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9원 오른 1달러당 1195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2011년 9월 26일(1195.8원)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오후 들어 코스피가 추락하면서 증시가 출렁이자 원·달러 환율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장중 최고치에서 장을 마쳤다.

국내 증시가 이처럼 내리막을 기록한 건 최근 중국이 위안화 가치 절하를 단행하면서다. 중국은 이례적으로 3일 연속 위안화 가치를 낮추고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20일 북한의 포격 도발까지 겹치면서 금융시장은 하루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 증시를 둘러싼 대외 리스크로 긴장감이 높아지자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다시 18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 포격 사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정부 생각이다.

이날 오전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이 참석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는 "역외 선물환(NDF) 시장에서는 북한 도발 전후로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이후 안정세를 되찾았다"면서 "이는 우리나라 이외 여타 신흥국들도 유사한 모습으로 북한 도발보다는 중국 불안 등 글로벌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북한발 리스크가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친 영향은 단기에 그치고 크기도 제한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달러 매수 심리 강해... 북한 추가 도발 시 금융시장 심각해질 것"

변준호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이날 오전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제시한 군사행동 시한이 토요일 오후 5시께"라면서 "내륙 포격이 처음이고 데드라인 시점이 주말이라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 극대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변 팀장도 "과거 경험적으로 대북 리스크가 증시 추세에 영향을 준 적이 없어서 이번 역시 단기 변동성 재료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과거 핵 실험 등 여러 대북 리스크에 국내 증시는 수일간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금융위기 이후에는 단일 혹은 장중 조정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망했다.

달러 가치가 높아지는 외환 시장엔 기름을 부은 격이다. 서정훈 외환은행 외환파생상품영업부 연구위원은 "대외 악재들이 많다 보니 시장에서는 달러 매수 심리가 강하다"면서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낮게 보고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연구위원은 "만약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으면, 내주 월요일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면서 심각한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환율 #금융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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