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서 만난 엄마 "올해 안에 꼭 북한에 갔으면"

신은미 시민기자, 평양서 북한이탈주민 김련희씨와 딸·남편 '페북 연결'

등록 2015.10.15 16:42수정 2015.10.1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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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신은미 시민기자와 만난 김련희씨 딸 련금씨와 남편 리금룡씨. 이날 만남은 평양 내 해외동포 사업국에서 이뤄졌다.
15일 신은미 시민기자와 만난 김련희씨 딸 련금씨와 남편 리금룡씨. 이날 만남은 평양 내 해외동포 사업국에서 이뤄졌다.신은미

"가족이 기다리는 북한으로 돌려보내주세요" 지난 8월 3일 오전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탈북자 김련희씨가 참석한 가운데 김씨의 북한 송환을 촉구하는 종교인 기자회견이 열었다. 김씨는 지난 2011년 6월 중국에 해외여행 갔다가 남한에 가서 몇달만 일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브로커의 꾀임에 빠졌다며, 부모님과 자식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가족이 기다리는 북한으로 돌려보내주세요"지난 8월 3일 오전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탈북자 김련희씨가 참석한 가운데 김씨의 북한 송환을 촉구하는 종교인 기자회견이 열었다. 김씨는 지난 2011년 6월 중국에 해외여행 갔다가 남한에 가서 몇달만 일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브로커의 꾀임에 빠졌다며, 부모님과 자식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호소했다.권우성

남과 북에 각기 떨어져 사는 '이산가족'이 페이스북에서 상봉했다.

상봉의 주인공은 지난 8월 기자회견을 통해 "2011년 브로커에 속아 남한으로 오게 됐다, 고향(북한)으로 돌려보내달라"라고 했던 북한이탈주민 김련희(46)씨와 그녀의 딸 리련금씨(21, 인민봉사학원 요리전공) 그리고 리금룡(50, 김책공대 의과대학 의사)씨(관련기사 : 외신기자 "김련희 이야기 사실이면 슬픈 코미디").

평양 여행 중인 '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 시민기자는 15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김련희씨의 가족을 해외동포 사업국에서 만났다. 신은미 시민기자는 이 자리에서 한국에 있는 김련희씨에 페이스북 메신저로 리금룡씨·리련금씨를 연결해줬다. 신은미 시민기자는 개인적으로 SIM 카드를 구입해 평양 현지에서 북한 현장을 보도하고 있다.

남과 북 사이, 모녀 간의 대화는 텍스트 메시지로만 이뤄졌다. 페이스북 메신저가 제공하는 통화 기능은 모바일 환경이 원활하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다.

이 대화에서 김련희씨는 "엄마 걱정 말고 공부 열심히 하고, 할머니·할아버지 잘 모시라" "부모님 칠순(12월 20일)까지 꼭 (북한으로) 돌아갈 것이다" "엄마는 당당하고 떳떳하다, 끝까지 믿어달라"고 말했다. 이에 리련금씨는 "보고싶다, 엄마를 사랑한다" "아빠는 내가 잘 모시고 있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건강하니 걱정 말고 다시 만나는 날까지 건강하시라"라고 답했다(자세한 대화는 아래 이미지 참고).

 김련희씨와 딸 리련금씨가 페이스북 메시지로 나눈 대화 내용.
김련희씨와 딸 리련금씨가 페이스북 메시지로 나눈 대화 내용.신은미

"부모님 칠순인 12월 20일까지 꼭 조국에 돌아가고 싶다"

김련희씨는 1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오늘 오전에 갑자기 신은미씨가 페이스북 메신저로 딸과 남편의 사진을 보내왔다"라면서 "지난 9월 24일 CNN이 남한에 있는 나와 조국(북한)에 있는 딸과 남편을 인터뷰한 영상을 보도했는데 이 영상을 본 뒤 이틀 동안 가슴이 아파 누워만 지냈다, 이렇게 남편이랑 딸 보니까 무척 기쁘고도 슬프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북한에 있는 부모님에게 "오랜 세월 걱정 끼쳐서 죄송하다, 부디 내가 돌아갈 때까지 살아계시길 바란다"라고, 딸에게는 "(남한에 있는) 엄마를 오해하지 않기를, 나는 부끄러운 엄마가 아니다, 한순간도 조국과 가족을 잊어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그는 통일부에 전하고 싶은 말을 이어갔다. 그는 "정부가 '통일'을 강조하는데, 이번에 인도주의적으로 판단해 나를 조국으로 되돌려 보내줬으면 좋겠다"라면서 "정부는 관련 법이 없다는 입장인데 2000년 비전향 장기수들도 '북한 방문' 형식으로 조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나, 형식상으로라도 그런 방법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천륜을 끊지 않는 판단을 내리면 좋겠다"라면서 "부모님 칠순인 올해 12월 20일 전까지는 꼭 조국에 돌아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월 22일 통일부는 "현 법 체계에서는 (김씨를) 북으로 송환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면서 김련희씨의 북한 송환을 거부한 바 있다.

 15일 신은미 시민기자와 만난 김련희씨 딸 련금씨와 남편 리금룡씨.
15일 신은미 시민기자와 만난 김련희씨 딸 련금씨와 남편 리금룡씨.신은미

 15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만난 뒤 김련희씨의 딸 련금씨와 남편 리금룡씨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15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만난 뒤 김련희씨의 딸 련금씨와 남편 리금룡씨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신은미

#김련희 #신은미 #페이스북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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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음대 졸업.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 음악박사. 전직 성악교수 이며 크리스찬 입니다. 국적은 미국이며 현재 켈리포니아에 살고 있습니다. 2011년 10월 첫 북한여행 이후 모두 9차례에 걸쳐 약 120여 일간 북한 전역을 여행하며 느끼고 경험한 것들 그리고 북한여행 중 찍은 수만 장의 사진들을 오마이뉴스와 나눕니다.

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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