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타 워크숍>에서 두 달 동안 제작한 '신비한 용'.
윤한영
현재 지하세계는 판타지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양 시장이 <반지의 제왕> 등을 제작한 세계적인 기업 '웨타 워크숍'을 방문했을 때 사온 골룸과 간달프 지팡이가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웨타 워크숍'에서 두 달에 걸쳐 직접 제작한 '신비한 용'이 용틀임을 하고 있다. 신비한 용은 몸길이가 41m, 몸무게가 800kg이나 되는 거대한 용으로 입에서 연기를 내뿜는 장관을 연출한다.
뿐만 아니라 2014년에 국내에서 최초로 열린 '판타지콘셉트디자인 공모전' 수상작들과 함께 2015년에 국제 행사로 확대한 '2015 광명 국제 판타지콘셉트디자인 공모전' 수상작들이 전시되어 있다. 양 시장은 이곳을 '웨타 워크숍'과 손잡고 판타지를 전문으로 하는 아주 특별한 공간 '판타지 웨타 갤러리'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대한민국의 수도권 위성도시에 불과한 광명시가 세계적인 영상기업 '웨타 워크숍'과 함께 '판타지의 메카'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김 팀장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광명동굴에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냈고, 실현시켜 나가고 있다.
그가 한 일은 동굴 내부에 한정되지 않는다. 광명동굴 입구로 올라가는 길에 빨간색이 주조를 이루는 예쁜 노천카페가 자리 잡고 있다. 김 팀장 작품이다. 처음부터 노천카페를 만들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
광명동굴 규모가 커지면서 유지, 관리를 하는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보니 그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의 필요해졌다. 또한 동굴 시설공사에 필요한 자재 보관 공간도 필요했다.
김 팀장은 데크를 만들어 아래 부분을 그런 공간으로 활용했다. 밖에서 보기에 지저분하지 않고 깔끔한 공간이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다. 데크 윗부분에 노천카페를 조성한 것은 양 시장의 아이디어였다. 동굴 방문객들이 늘어나면서 그들의 불편을 해소하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노천카페는 간단한 먹거리를 팔면서 동굴 방문객들의 휴식 공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광명동굴이 그 어떤 관광지보다 넓은 휴식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김 팀장 덕분이다. 아무리 쓸모없는 공간이라도 그의 손길이 닿으면 가장 필요하면서 소중한 공간으로 바뀐다.
일이 많아지는데도 "후회한 적 없다"이렇게 일을 벌이면 일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공무원들은 일을 벌이지 않고 현상유지에만 급급해 보신주의에 물들어 있다는 비난을 받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김 팀장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을 찾아서 끊임없이 확장해간다고나 할까. 일이 많아지는데 후회는 없을까?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 관리자(양기대 시장)가 믿고 맡겨주었다는 겁니다. 그게 제가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는 거죠. 그런 믿음이 없다면 일을 할 수 없었겠죠."그의 말을 풀어보자면 이렇다.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은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가 늘 좋을 수만은 없으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관리자가 믿고 맡기는 것은 중요하다.
김 팀장은 그 점을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결과가 좋다보니 좋게 보이는 것 뿐"이라며 한 발 뒤로 물러선다. 해야 할 일, 주어진 일을 했을 뿐이란다. 잘 한다는 칭찬이 쑥스러운 것이다.
양 시장의 입장에서 그런 그가 믿음직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나를 지시하면 열 가지 이상의 일을 해내니 당연하다. 그래서 양 시장은 그가 제안하는 일은 새로운 시도라도 거의 대부분 수용한다. 의욕과 열정을 갖고 하겠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