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예박물관 서예문인화 전시
한정규
공모전은 우리나라 서예 문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작가 개인의 실력을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이며, 신인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했고, 서예 문인화 인구의 증가와 저변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1980년대는 서예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대학에서는 서예과가 생기는 등 서예가 번영을 누렸다. 이후 수많은 공모전이 새로 생기면서 서예인구가 늘어나 문화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실력 없는 작가를 양산해 서예의 작품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질적 저하와 파벌이 생기는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서예는 서성이라고 일컬어지는 동진(晉)의 왕희지(307~365)에 의해 체계가 확립된 이후 오늘날까지 예술로 발전해왔다. 후한(漢)이 멸망하고 수나라(隋)가 생길 때까지 위진남북조시대(221~589)에 서예는 두 흐름으로 발전한다.
한 흐름은 삼국시대의 오나라, 동진, 남조의 송, 제, 양, 진 등 양쯔강 하류인 남경에 수도를 가지고, 화북의 정권과 대항하던 육조시대(229~589)의 서예는, 왕희지 등에 의해 발전했으며 글씨에 강남의 풍류가 있어서 소탈하고 분방하며 곱고 미묘하였다.
이에 반해 북조의 글씨는 중원의 전통인 옛 법칙을 지켜 내려온 것으로 구속하듯 고졸하고 준경한 글씨로 발전했다. 이후 수나라가 중국을 통일하면서 남북의 서예가 융합을 이루어 당나라 시대에 화려하게 꽃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