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당국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이 12일 오후 북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회담 결렬 소식을 브리핑한 뒤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 정세에 훈풍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던 두 가지 이벤트가 모두 어그러졌다. 북한 모란봉악단이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공연을 몇 시간 앞두고 전격적으로 북한으로 복귀했다. 북중 정상회담으로 가는 디딤돌로까지 언급됐던 공연이었다.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 회담도 그로부터 몇 시간 뒤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한 채 결렬됐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5일 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서 "휴전선에(남북관계에) 봄이 오고, 압록강에도(북중 관계에도) 봄이 오는가 했는데, 당분간 어렵게 됐다. 되는 일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남북 차관급회담 결렬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남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에게 삶은 씨앗을 준 것"이라며 "꽃이 필 수 없는 삶은 씨앗을 주고는, 성과를 내오라고 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금강산관광 재개에 목을 매는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이 문제와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동시추진·동시이행'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회담 이전부터 금강산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문제는 성격이 다른 사안이므로 연계시키면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정 전 장관은 "우리는 북측의 요구는 거부하면서 이산가족 전면적 생사확인·서신교환·상봉, 환경·민생·문화 3대 통로개설, DMZ세계생태평화공원, 개성공단3통(통행·통신·통관) 문제 등 많은 것을 내놨기 때문에 처음부터 접점을 찾기가 어려웠던 것"이라면서 "청와대가 이런 지침을 딱 줘버리면 제갈량이 갔어도 안 된다"고 평가했다.
"중국, 이 사건을 일종의 해프닝으로 만들려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