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명언 필사 해보기
노지현
나는 조금 다른 필사를 책을 읽으면서 하고 있다. 단순히 아들러 명언을 옮겨 적는 것이 아니라 그 명언을 옮겨적으면서 나에게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문장을 옮겨 적으면서 든 생각을 짧게 글로 옮기고 있다. 조금 귀찮은 일로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뜻밖에 쉽게 글을 쓸 수 있었다.
우리는 언제나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살지 못한다. 남에게 말하기 부끄러워서 하지 못하는 말도 있고, 용기가 없어서 과감하게 하지 못하는 말도 있고, 내 마음이 어떤지 알지 못해서 하지 못하는 말도 있다. 책의 문장을 옮겨 적다 보면 그렇게 하지 못했던 말이 하나둘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간다.
나는 그런 말을 필사를 하면서 함께 적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혼자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 글이라 형식에 얽매일 필요 없어 쉽게 글이 적혔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은 매번 일정한 틀을 갖추려고 하지만, 이렇게 책의 여백에 적는 글은 순수하게 즉흥적으로 적는 자유로운 글이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이렇게 글을 적어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괜히 이렇게 책을 읽다가 오히려 마음이 복잡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냥 편하게 아들러의 글을 옮겨 적다가 문득 머릿속에서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바로 적어보면 된다. 나는 그게 이런 종류의 책을 읽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하면서 느끼는 '왜 이 일을 하는가?'이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게 되면, 우리는 '도대체 왜 사는지 모르겠다.'이라는 절망적인 답을 자신에게 하게 된다. 이런 일이 하루 이틀에 그치지 않고, 몇 번이고 계속 우리의 생각을 앗아간다면 잠시 하는 일을 멈출 필요가 있다.
어떻게 해서라도 짧은 시간을 만들어보자. 그리고 그 시간을 이용해서 <아들러 명언 200선> 같은 필사를 할 수 있는 책을 읽으면서 글을 써보는 일도 좋고, 그냥 하얀 A4용지 하나를 펼쳐서 당장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단어를 적어보자. 우리가 삶에 던지는 질문의 대답은 우리 속에 있기 마련이다.
혹시 <아들러의 명언 200선>을 읽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한 가지 당부의 말을 하고 싶다. 이 책은 꼭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다. 그냥 문득 생각날 때마다 책을 볼 수 있는 곳에 놓아두고, 아무런 페이지나 펼쳐서 문장을 옮겨 적어보는 거다. 그러면 좀 더 편하게 마음을 정리할 수 있다.
괜히 형식에 얽매이지 말자. 책을 꼭 1페이지부터 100페이지까지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이다. 그냥 관심이 가는 소제목이 있는 페이지부터 읽어도 된다. 전공 서적 혹은 소설이 아닌 이상, 어디서 읽더라도 순서를 지키지 않았다고 하여 책을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니까.
아들러 명언 200선 - 풍요로운 삶의 긍정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정의석 옮김,
북씽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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